유럽 여행/프랑스 2010

특별한 인연과 함께한 프랑스 북서부 브리타뉴와 몽생미쉘 여행.

타고르 2010. 9. 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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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뉴 지방은 일반 여행객들은 찾지 않는 곳이지만 내게는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 다녀온 곳 이다. 내가 인터넷 만화사업을 말아 먹은 7년전에 세이클럽을 통해 만화에 대한 공통 관심사로 친해진 래현이가 3년전쯤 프랑스 남자한테 시집가서 살고 있는 곳 이다.
한국에서도 가끔 시사회나 만화행사를 같이 다닐 만큼 친했는데 모처럼 프랑스 여행을 온 김에 래현이를 만나러 파리에서 TGV로 약 4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Saint Brieuc에 갔다.

아이폰을 통해 찾아 본 맵으로 보면 대략 이정도 위치에 있었다.

유레일 패스의 좌석 제한을 하는 TGV 때문에 아침 일찍 표 밖에 없어서 몽파르나스역에서 아침 7시 차를 타고 갔다. 내가 앉은 좌석이 양방향 좌석인데 맞은편에 몽생미쉘에 가기 위해 렌까지 가는 한국 대학생이 2명 맞은 편에 타서 가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다.
역 앞으로 마중을 나온 래현과 그녀의 남편 그렉(그레고리)이 마중을 나와 편하게 그들의 집으로 갔다.

래현이가 사는 Saing brieuc 은 확실히 파리와는 다른 풍경의 작은 도시로 조용하고 집들도 아기 자기하고 이쁘다. 사진에 보이는 저 집이 래현이가 사는 집이다.

래현이네 집 창에서 본 생브뤽의 풍경은 프랑스가 아니라 약간 영국 느낌도 나는 거 같다.
브리타뉴 지방은 프랑스에서도 개별적인 언어와 풍습을 가진 곳으로 한때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운동을 벌인 곳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래현이는 예전에 학교 과제로 만화도 그렸었는데 집에 있는 보드판에 직접 그린 그림이 걸려 있다.

도착하자 마자 장을 보러 갔는데 프랑스에 와서 큰 마트는 처음이었다.
다양한 상품과 지역특산품을 볼 수 있었는데 한가지 흥미로운건 직접 바코드 리더기를 들고 다니면서 셀프 계산을 하면 나중에 계산대에서 줄을 안서도 되는 것인데 소비자에 양심에 맡긴다는 것인가?

와인의 나라 답게 와인코너도 무척이나 넓고 종류도 다양 하다.

사진의 이곳은 생 브뤽에 있는 마트는 아니었지만 마트 사진을 올리김에 같이 올린다.
그렉의 부모님 집에 갔다가 오는 길에 들린 마트였다.

올해는 여행중이서 생일을 외국에서 보내야 했는데 래현이 한테 생일이 한달이나 지났지만 뒤늦은 생일 선물을 받았다.
수제로 만든 배찌 같은 건데 내가 쌍둥이자리 태생이어서 쌍둥이 자리로 받았다.
예전에 싸이에서 보고 이걸 달라고 한적이 있었는데 프랑스에 와서 직접 받게 될 줄이야~

래현이 집에서 함께 사는 고양이 귤은 낯선 나를 경계하고 있다.
호기심 많고 시크한 녀석이다.

밤에도 자고 있으면 조용히 와서 쳐다 보고 가는 녀석이다. 감시하는 건가?

우리의 점심식사 전에 귤이 먼저 먹었다.

다음날 래현 부부와 몽생미쉘에 다녀왔는데 몽생미쉘은 브리타뉴 지방이 아니라 노르망디 지방이었지만 생 브뤽에서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다른 여행자들은 기차 타고 버스 갈아 타고 당일 치기로 고생해서 다녀오는 곳인데 나는 래현 부부 덕분에 편하게 다녀 올 수 있었다. 5~6월이 프랑스 철도가 한참 파업하던 시즌이어서 이때 여행한 많은 여행자들은 몽생미쉘은 가지 못하고 좌절해야 했다.

여유있게 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 했는데 게임을 좋아하는 그렉은 레이싱 게임을 하듯이 신나게 운전을 했고 오랜만에 차에서 한국 가요를 듣는 동안 어느새 몽생미쉘에 도착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몽생미쉘은 작은 바위섬에 지어진 수도원으로 아브랑슈의 주교였던 성 오베르의 꿈에 천사장 미카엘이 나타나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첨탑 꼭대기에 미카엘 상이 있다.
프랑스에서 2번째로 인기 있는 관광지라고 하는데 만조 였다면 더 멋진 풍경이었을텐데 살짝 아쉽다.

내부 수도원을 제외하고는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다. 좁은 골목이 관광객들로 가득 채워졌는데 세계 문화 유산을 찾는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입구부터 골목 안에는 각종 박물관, 기념품샵, 레스토랑 등이 많이 모여 있다.

이 골목을 지날 때쯤 우리는 프랑스 식 츄러스인 치치를 먹었다.

기념품샵에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미니어처와 칼들이 많이 있다.

여기서도 보이는 원탁의 기사들

여기서도 톨레도 처럼 다양한 모양의 칼을 팔고 있다. 그러고 보니 몽생미쉘도 톨레도와 분위기가 많이 닮았다.

재미있는 모양의 가고일들도 기념품샵에서 팔고 있었다.

무료 관람이 허용되는 곳까지 계속 해서 올라가고 있다.

만조 였다면 더 멋진 풍경이었겠지?

잠시 그늘에서 쉬어서 2유로 정도 하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몽생미쉘을 함께 다녀온 래현과 그렉 

저 첨탑 위에 미쉘(미카엘)상이 있다.

별도의 요금을 받는 수도원에서의 풍경은 별로 다지르 않다고 해서 발길을 돌렸다. 몽생미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큰 감동은 없었지만 한번쯤 가볼만 한 곳으로 나쁘지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 지역 특산품 상점에서 지역맥주와 쿠키도 맛볼 수 있었고 오후 5시쯤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은 장이 서는 날이라고 해서 래현 부부와 장이 서는 생 브뤽 시청 앞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조금 오래된 전통과 역사가 느껴지는 골목 풍경이 계속 되었다.

간판만 봐도 뭐하는 집인지 알 것 같다.

장에 가기 전에 만화책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는데 스타워즈의 팰콘 미니어처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이녀석을 보게 되다니~ (나름 스타워즈 팬)

미국의 마블이나 DC 같은 그래픽 노블도 많이 있다.

스파이더맨 피규어도 있었다.

원피스의 롤로로아 조로도 있다.

원피스의 검호 미호크~

시청 앞 광장에 장이 서 있었고 시장의 풍경은 언제나 활기차다.
나는 시장에 오면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그렉이 입은 한글 티셔츠는 재치가 만점이다. 당연히 앞면에는 앞이라고 써있다. ㅋㅋ
뜻을 아냐고 물어 봤더니 본인도 뜻을 알고 있다고 한다.

시장에서 이날 저녁으로 먹을 싱싱한 야채들도 구입했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생 브뤽의 작은 레스토랑은 곳 곳에 방명록 같은 것이 붙여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는데 오늘의 메뉴가 디저트 포함해서 8.5유로 정도 했는데 프랑스에서 맥도날드나 퀵 같은 패스트푸드 가격이 7~8유로 정도 하는거 보면 굉장히 싼 가격이다.

레스토랑 옆에 줄이 긴 가게가 있는데 빵과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한 줄인 것 같다.

좀 더 안쪽으로 가니 생 부뤽에서 가장 현대적인 건물이 있는데 쇼핑몰, 체육센터 등 복합 문화 공간인 것 같다.

조용한 소도시인 생 브뤽은 높은 빌딩이 없다.
점심 시간에는 상점에 1~2명 밖에 없어서 2시간동안 여유 있는 점심을 즐기고 문을 닫고 쉬기도 한다.
7월이 프랑스를 포함 유럽 전역이 세일 기간이어서 곳 곳읙 작은 상점들도 세일을 하고 있었다.

생브뤽의 한 성당은 유럽의 다른 성당들 처럼 이렇게 두개의 탑이 쌍을 이루는 형태 였다.

래현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이런 골목도 정감이 간다.

섬머 타임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8시 25분이지만 아직 해가 지지 않고 있다.

10시 41분이 되서야 해가 지기 시작한다.

생 브뤽에 머문 날 중 하루는 그렉의 부모님이 계시는 동네로 차를 타고 1시간 30분을 이동 했다.
경치가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잠깐 구경을 한 곳인데 각 각 번호가 있는 지점에 표지판이 있고 관련 설명이 있다. 

잠깐이지만 덕분에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꽃들도 예쁘고 마을도 예쁘고~

그렉 부모님 집에 도착하고 바로 함께 수영을 하러 나섰다.
그렉 부모님은 나이 답지 않게 에너지가 넘치는 분들이었다.
이곳에 온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서양에서 수영을 할 수 있었다.

저 기타 모양 튜브는 뮌헨에서 Beck's 맥주를 사고 프로모션으로 받은 건데 여행 다니면서 쓸 일이 없어서 쓰지 않다가 처음으로 사용 했다. 거지 같아서 바람 부는데만 1시간 넘게 걸리고 80% 정도 바람을 넣고 좋다고 저러고 있다.

그렉과 함께 바다에서 수영을 했는데 튜브는 바람도 빠지고 무용지물이었다.
잔잔한 파도 덕분에 이곳에서 수영 후 바다수영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 할 수 있었는데 대서양 바다물도 역시나 짜다.

수영을 마치고 그렉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 왔는데 앞뒤로 정원이 있는 예쁜 3층집이다.
1층에는 그렉 아버지가 운동하는 방이 있는데 예전에 보디빌더 선수로 미스터 프랑스 출신이셨다고 한다.
역시나 몸에 자신이 있으셔서 그런지 집에 있을때는 저렇게 상의를 벗고 계신다.

정원에 있는 태양광 충전 전등은 저렇게 세워두면 낮에 충전을 하고 밤에 정원을 밝게 비추는 것 같다.

정원 곳 곳이 예쁘게 꾸며져 있다.

그렉 부모님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도리는 암컷이다. 래현이네 집에 있는 귤 보다 얌전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그렉 부모님 집에서 저녁과 함께 각종 술을 잔뜩 꺼내서 마셨는데 이날도 엄청 먹고 마신거 같다. 와인은 거의 6리터를 마신 거 같고... 

그렉 아버지가 바베큐 그릴에 고기와 소세지를 굽고 있다. 마당에서 월계수를 바로 따서 바로 고기에 올리는데 저렇게 하면 노린내가 없어진다고 한다.

그렉 부모님 집 담벼락에 달팽이가 붙어 있는데 이렇게 큰 달팽이는 태어나서 처음 봤는데 이걸로 에스타르고 요리를 하는건가? ㅋ

그렉 부모님집에서도 하루밤 자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들을 이번 여행에서는 참 많이도 생겼다. 프랑스 가정집에 초대 받아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자면서 짧게나마 프랑스 사람들의 생활에 조금 가깝게 체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중국풍으로 인테리어가 된 이 방이 내가 잔 방이다. ㅋㅋ

 이곳에 올꺼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프랑스 브리타뉴 지방의 한 낯선 마을에서 보낸 하루가 저물고 있다.

이번에 여행한 브리타뉴 지방은 프랑스의 서쪽으로 지도상으로 보면 가장 도출된 부분에 자리한 주로 켈트어 파의 토착언어인 브리타뉴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 켈트족의 풍습과 언어가 아일랜드, 웨일즈, 브리타뉴에 남아 있는데 이 지역 특산품 위스키에 보면 아일랜드, 웨일즈를 포함함 브리타뉴 지도가 브리타뉴로 표시되어 있다. 프랑스 역사를 돌아 보면 원래 켈트족이 현재의 프랑스 지방에 살던 민족으로 켈트족은 우리에게 아스테릭스 라는 만화와 영화로 알려 졌는데 로마시대에도 수준 높은 독자적인 문화를 가졌는데 게르만족의 대이동과 함께 현재의 브리타뉴 지방으로 쫓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그렉 부모님과 인사를 나눴다. 그렉 어머니와는 뺨을 맞대고 뽀뽀 소리를 내는 비쥬로 인사를 대신 했는데 비쥬를 해본 것도 비쥬를 처음 해본 외국인도 그렉 어머니 였다. 

생 브뤽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로에 이정표에는 아직 브리타뉴어가 병기되어 있다. 약 30만명이 아직 브리타뉴어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 이 지역에서도 젊은 사람들에게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언어라고 한다.

래현 집에 머무는 동안 아침마다 재미있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아침에 그렉이 눈비비고 일어나면 귤이 그렉의 등에 올라 타는데 모습이 너무 재미 있었다.

파리로 돌아가기 전의 기념 사진. 그렉의 사진은 이전 것이 표정이 훨씬 좋았는데 창문 때문에 역광으로 내가 이상하게 나와서 이 사진으로 올렸다.
내가 영어가 짧아서 그렉과 좀더 이야기를 못했지만 우리는 대화보다 맥주를 마시고 함께 엑스박스로 게임하면서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이렇게 브리타뉴에서 보낸 5일이 아쉽게도 빨리 지나가 버렸다.

브리타뉴지방에서 5일은 관광지 보다 프랑스인들의 생활에 조금더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또 정이 많은 그렉 부모님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주셨는데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게 아쉽다.
그렇게 브리타뉴에서의 좋은 추억을 가지고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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