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독일 2010

월드컵 국가대표 스페인 평가전 응원을 위해 뮌헨에서 인스부르크에 가서 붉은 악마가 되다.

타고르 2010. 7. 18. 06:01
반응형

2010년 6월 3일은 우리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의 스페인 평가전이 인스부르크에서 있다는 소식을 호텔 사장님에게 들었다.
호텔 사장님이 방값을 싸게 연장을 해주셔서 뮌헨에서의 일정을 하루 늘리고 원래 계획에 없던 국대응원을 위해 예정에 없던 인스부르크에 가게 되었다.

인스부르크는 원래 오스트리아의 도시이지만 거리상으로 뮌헨에서 가깝고 이번 여행에서 오스트리아 땅을 밟은게 인스부르크 밖에 없어서 독일여행 카테고리에 넣어서 관리 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나섰는데 그동안 기차도 잘탔던 내가 아주 초보적인 실수를 했는데 내리는 플랫폼을 타는 플랫폼으로 봐서 중간에 기차를 놓치고 다른데서 한번더 갈아타느라 30분정도 더 걸려서 인스부르크에 도착했다.
중간에 갈아타는 역에서 우연히 보게 된 쿠프스타인 요새는 절벽에 세워진 요새로 당시에 지나갈때는 몰랐지만 인스부르크 인근에서 꽤 유명한 관광 명소라고 한다.

외국에서 처음 보는 축구경기인데다가 국대 평가전이어서 인스부르크에 다가갈 수록 기대가 되었다.

지나가는 역에서는 푸니쿨라 같은 기차가 보였다.

인스부르크에 가까워 지고 있는데 구름이 잔뜩긴 날씨가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이날은 비가 오지 않았다.

인스부르크 역에 도착해서 지도상으로 가까워 보여서 경기장이 있는 티볼리 스타디움까지 걸어갔다.
걸어가는 중에 있던 주차장에는 레드불 프로모션 차량이 있었다.
유럽에서는 레드불이 싼 줄 알았는데 슈퍼에서도 2.5유로 정도 해서 쉽게 손이 가지 못했다.
레드불 외에도 몬스터 라는 에너지 드링크가 인기 있는 것 같았다.

한 30분 정도를 걸어가니 드디어 경기장 도착 했고 경기장 곳 곳에  경기 포스터도 보였다. 

경기장 입구에 도착하니 멀리서 "안녕하세요"하고 일찍부터 도착한 K리그 서포터즈(구 붉은 악마)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미리 도착한 서포터즈들과 인사를 나누며 계란과 맥주도 얻어 먹었는데 한 서포터즈가 무적함대를 격파 하겠다는 걸 그리고 있는 중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 교포나 유학생 뿐만 아니라 한국에 유학을 왔었던 외국인들, 어떤 이유에서건 한국이 좋아서 응원을 하는 외국인이 생각보다 많았다. 대부분의 축구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프로리그에서 뛰는 스페인 선수들을 응원하러 와서 수적으로는 우리가 열세였지만 분위기와 우리의 응원 소리에서 그들을 압도 했다.

태극기를 들고 있는 독일인은 쌍둥이 였는데 한국 서강대 어학당에서 1년 6개월간 공부를 했다고 한다. 곱창도 좋아하고 양평에 놀러 가는 것도 좋아 했다고 한다.

무적함대가 반파 되는 그림이 완성 되었는데 천안함 사건이 한참 이슈였던 때라 축구공에 1번을 써놓으려다가 말았다고 한다.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서 조국과 국대를 위해 인증샷~

나는 지금까지 축구장에서 축구를 본적이 없었는데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것도 외국에서 국가대표를 응원 하러 일부러 오게 되었다. 이래서 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가 되는 거 같다.
이번 여행에서는 2010년 월드컵이 치뤄지고 있어서 이후에도 많은 여행지를 돌면서 월드컵 관련 이슈가 많았다.

입장료는 18유로로 북쪽 골대 뒤 스탠드 좌석이다. 물론 의자는 있었지만 경기 중에 앉아 있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표를 구입하고 축구장 안에 있는 스포츠바에서 점심을 먹고 경기장 주변을 산책 했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 산맥에도 날씨가 개면서 빙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인스부르크에서 보는 알프스도 좋다고 하는데 그저 경기장에서 멀리 보는 것으로 만족 해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인스부르크는 스키나 보드를 타기에 특히 좋은 곳이라고 한다.

구름도 조금씩 걷히고 날씨도 개고 있다.

드디어 경기장 입장 시간이 되고 서포터즈들과 함께 골대뒤 스탠드 좌석 가운데 3번째 줄에 앉았다.

서포터즈들은 경기장에 들어 오자 마자 일사분란하게 응원 준비로 바뻤다.

저 대형 태극기는 나중에 계단쪽으로 이동해서 바로 내 옆에서 펄럭였다.
티비에서 잘하면 나를 볼 수도 있었을텐데 나를 봤다고 연락 하는 친구는 없었다.
나중에 네이버에서 아주 작은 내 사진을 발견하고 친구들한테 이게 나라고 했는데도 별로 호응하는 친구들은 없었다. ㅋㅋ

경기 시작전 몸을 풀고 있는 우리 축구대표선수들~

이건 인스부르크가 있는 티롤지역에서 경기전 축하 공연을 한 것 같다.
한국응원 온 사람중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고 욕하고 짜증낸 사람이 간혹 있었는데 그냥 좀 여유 있게 행사를 즐기면 안되나? 그렇게 말하는 당신들 때문에 내가 더 짜증났다.

경기 시작 직전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의 응원도 바뻐지기 시작했다.

이후에 경기 사진이 없는 것은 경기와 응원에 집중하느라 경기 중간에 찍은 사진 없었다.
정말 목이 쉬어라 열씨미 응원을 했는데 태어나서 이렇게 열씨미 응원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아쉽게도 1:0으로 우리가 지긴 했지만 유럽 여행 중에 정말 재밌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

인스부르크의 알프스산맥을 아쉽지만 뒤로 하고 서둘로 뮌헨으로 돌아가야 했다. 8시 50분 기차를 놓치면 중간에 갈아 탈 기차가 없어져서 15분 정도 남았을때는 뛰어야 했다. 

다행히 기차를 5분전에 잡아 타고 뮌헨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뮌헨 중앙역에서 산 전기구이 통닭 2마리를 사고 숙소에서 일행들과 맥주를 함께하며 푸짐한 저녁에 행복해 했따.
원래 계획에는 오스트리아 빈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번에 국대 응원을 위해 짧게 방문한 인스부르크는 나중에 오스트리아 빈의 일정을 취소 하게 되어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밟은 오스트리아 땅이 되었다.
인스부르크의 관광명소 몇곳을 돌아 다니는 것보다 국대를 응원한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되는데 덕분에 평소에 경험하지 못하는 국대 축구응원도 할 수 있었다.
일정이 타이츠한 여행보다 조금은 유동성을 가지고 이렇게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을 찾아 떠나는 것도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