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 여행/블라디보스톡 2019

블라디보스톡 루스키섬 투어, 북한식당 고려원 대박 망한 후기~

타고르 2019. 7. 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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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의 5월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날씨라고 하지만 우리가 여행했던 주간은 특히나 날씨가 안좋았다.

날씨 좋은 날 블라디보스톡 근교인 루스키 섬을 가려고 했는데 예보를 보면 날씨 좋은 날이 거의 없었다. ㅠㅠ

 

간혹 날씨 안좋은 날에도 아쉽지만 좋았다? 라는 후기 글에 낚여서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호텔방에만 있기도 그래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루스키 섬을 다녀오는 사람들은 막심이나 택시를 이용해서 가는 분들도 있고 현지 여행사에 투어를 신청해서 가는 방법도 있는데 우리는 호텔 바로 맞은편이 루스키섬으로 가는 29d 버스의 시종점이어서 일반 시내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묶은 호텔은 카르멘 호텔이었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을 방 2~3개가 공유 하는 것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을 제외하면 가성비 좋은 호텔이었다.

호텔과 별개로 1층에 반찬을 선택해서 먹는 자율식당 같은 곳이 있어서 먼길 가기전에 그곳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 하기로 했다.

반찬을 몇개 선택 하지도 않고 식사와 마실 스프라이트와 루스킴 섬에서 마실 물까지 사고 아침을 먹기 시작 했다.

 

 

밥을 먹으면서 금액에 의문점이 생겼다.

금액이 너무 비싸게 청구가 되었는데 계란과 피망, 고기가 들어간 전 같은 음식이 그램당 2.5 루블 넘게 계산되어서  식사비가 500루블이 넘었다.

아니 맛이라도 있으면 말도 안하겠는데... 보기에도 부실하고 맛도 없는데 쇼핑센터 푸드코트에서 스테이크 먹는 것보다 금액이 더 나온다.

영수증을 들고 가서 따졌는데 자기들은 제대로 계산 했다고 우기는데 더 할말이 없다.

그냥 똥 밟은 거다.

이 글 보는 여행자들은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근데 식당 이름도 모르겠다. ㅡ,.ㅡ;

 

 

바로 길건너 Sberbank 앞에 izurud mall 이라는 정거장에서 29d 버스가 루스키 섬으로 가는 시 종점이다.

러시아 시내를 다니는 버스 중에 아주 낡은 버스가 많았는데 하필 우리가 탄 버스가 바로 그런 낡은 버스였다.

러시아 공영버스는 뒷문으로 타고 앞문으로 내릴때 계산을 한다.

40~50분을 달려서 루스키섬까지 갔는데 의지 할 것은 구글 맵을 통해 내릴 곳을 파악하고 벨을 누르는 수 밖에 없었다.

 

 

내리는 정거장이 되어서 벨을 눌렀는데 한참을 더 가서 내려 준다.

현지인인지 루스키 섬을 갈 계획인 사람이 어디로 가냐고 물어 보더니 토비진 곶을 가려면 여기서 내려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러시아 말이어서 모르겠지만 그렇게 말을 한 것 같다.

잔돈이 없어서 100루블을 계산을 했는데 잔돈으로 거슬로 줬다.

처음에 눈탱이 맞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대로 거슬러 준게 맞았다.

꽤 뭔거리인데도 23루블에 루스키 섬까지 올 수 있었다.

문제는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내려서 구글맵에 의지해서 토비진 곳으로 가야 했다.

출발전에 블라디보스톡 시내가 이미 안개로 자욱했는데 루스키섬은 더 심한 것 같다. ㅠㅠ

한적하고 차도 안다는 곳에 나무에 무언가 매달려 있다.

 

 

화려하고 예쁜 달걀 같은 것이 매달려 있는 거 같은데 러시아 정교회의 종교의식으로 부화절을 기념하기 위해 매단 것인지 잘 모르겠다.

 

 

차가 다니는 도로변에서 토비진 곶으로 가는 길은 숲이 무척 울창하고 날이 흐려서 길은 무척 질퍽 했다.

 

 

한참 숲길을 지나 바다가 나왔는데 이게 끝이 아니라 여기서 부터 2km 이상을 더 가야 한다.

투어나 택시를 타고 오는 손님들은 보통 여기에 주차를 하고 시작을 하는데 버스를 탄 우리는 한참 걸어서 여기에 도착을 했다.

영화 미스트가 생각날 정도로 이날 루스키섬의 안개는 심했다.

 

 

 

이런 날씨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한국 관광객들 뿐이었다.

돌아오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가볼만 해요?"라는 질문에 다들 말끝을 흐리거나 대답이 시원찮음에 이미 눈치를 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계속 토비진 곶을 향해 가보기로 했다.

 

 

토비진 곶에 도착 했을때 안개와 바람, 그리고, 동반된 비는 더 심해졌다.

아무리 좋게 생각 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게 좋다고 할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고 촉촉하게 젖어 갔다. ㅠㅠ

 

 

다시 토비진 곶을 찾는 사람들의 차가 주차되는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이곳에 도착 했을때 우리도 한국 여행자들에게 "볼만 해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어린 여자 여행자들은 이런 날씨에도 희망을 품고 쉬폰 원피스에 인생샷을 찍기 위해 풀 메이크 업을 하고 이곳을 찾은 것 같아 보였는데 우리는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줬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포기할 선택의 기회가 있어요~ 그 복장으로 거기 가봤자 볼 것도 없고 고생만 할 꺼에요"

우리 얘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건내고 한국 여자 여행자들은 차를 타고 빠르게 돌아갔다.

 

 

바로 보이는 카페 같은 건물에 들어갔는데 한국 컵라면을 팔고 있다.

한개에 250인가 300루블이었던 거 같은데 그동안 눈탱이 맞은거에 비하면 애교라고 생각하고 신라면을 주문을 했다.

문제는 한국어로 컵라면만 써놨지 기본적인 영어도 안통해서 손짓 발짓으로 주문 해야 했다. ㅡ,.ㅡ;

아니 뜨거운 물만 부우면 되는게 컵라면인데 다른 테이블의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고 그 음식이 완료되어 서빙 되고 나서야 우리 컵라면에 물을 부어서 가져다 준다.

 

 

 

외국에서 먹는 컵라면은 정말 꿀맛인거 같다.

특히 스위스 융프라후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먹는 신라면은 정말 최고였는데 토비곶에서 안개비를 맞고 난 후의 신라면도 정말 맛있었다.

 

 

신라면을 먹고 계속해서 일명 북한모습의 곶으로 유명한 뱌틀린 곶으로 걸어갔다.

루스키섬은 물론 블라디보스톡 전체에 심한 안개는 뱌틀린 곶도 마찮가지였다.

바로 여기서 북한 모양의 곶이 한눈에 들어 온다는 포인트 같은데 아무것도 안보인다. ㅠㅠ

 

루스키섬은 망했다.

날씨 흐린 날에도 해양성 기후라 날씨가 안좋을 수도 있는데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안개가 심하다 싶으면 아예 출발은 안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뱌틀린 곶에서 30분 넘게 걸어서 버스가 다니는 도로변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나마 운좋게 많이 기다리지 않아서 우리가 타고 돌아갈 29d 버스가 왔다.

오후 늦게 숙소에 돌아와서 저녁까지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숙소 근처 북한 식당인 고려관을 찾았다.

 

 

27개국을 여행하면서 중국, 동남아에 있는 북한 식당을 여러번 가본적이 있는데 캄보디아 씨엠립의 평양랭면관을 제외하고는 만족 스러운 곳이 없었다.

테이블에는 북한 주재원보다는 한국 여행객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뭐가 그리 바쁜지 메뉴판 한번 가져다 주는데도 한세월이었다.

나중에 메뉴를 보니 메뉴의 구성이나 종류는 다양하고 가격은 나름 적당 했다.

 

 

이번에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하면서 북한식당 고려관에 기대한 것은 북한음식보다는 북한 술이었다.

지난 여행에서 북한식당에서는 북한 술을 마시지 못햇는데 술에 대해서 전문적인 공부도 하고 직접 만들어 보게 된 후에는 북한 술 맛이 더욱 궁금 했기 때문이다.

메뉴판에 술은 따로 없었다.

음식의 경우는 카드 결제도 가능하지만 평양소주의 경우는 현금 결제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어째거나 북한 소주 맛이 궁금해서 1,200루블이나 하는 평양소주를 주문 했다.

 

옥수수와 쌀로 만들었다는 평양소주는 희석식 소주인지 아니면 1차 증류만 한 것인지 알콜도수가 25도 였다.

레이블이나 디자인은 세련 되지 못한 거 같다.

 

 

평양소주에 대한 평은..... 별로였다.

정말 북한소주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주문 해서 마시긴 했지만 1,200루블 만큼의 가치 있는 술이 아니다.

현재 제주살이하면서 자주 마시는 제주도 한라산 소주가 무척 그리워지는 밤이었다.

 

 

한참 남북한의 분위기가 좋아서 우리나라 교류단이 평양 옥류관에서 평양 냉면을 먹고 제재도 먹는 법을 이야기 까지 해서 아 지금까지 북한 식당에서 평양랭면을 잘못 먹었나 싶어서 다시 시도 했는데.....

이건 육수나 이런 걸 떠나서 면발을 제대로 삶지도 않고 나와서 실망이었다.

 

 

그나마 등갈비찜은 먹을만 했지만 양이 아쉬웠다.

 

 

평양소주와 평양랭면에 심하게 내상을 입었던 고려관....

 

호텔 1층의 자율식당에서 아침부터 꼬이더니 안개비를 흠뻑 맞았던 루스키섬 투어, 그리고, 북한식당 고려관에서 평양소주와 평양랭면으로 내상을 입고 하루 종일 최악인 날이었다.

날씨도 안좋았는데 먹었던 음식 마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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