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베트남 2014

베트남에서 3개월 간의 동남아 커피 여행의 마침표. 그리고, 여행의 쉼표 하나

타고르 2017. 7. 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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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끝나 갈때는 카메라를 꺼내는 회수도 줄고, 찍어 놓는 사진의 양도 줄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3년 동남아 여행을 백업 해놓은 외장하드에서 베트남 폴더의 베드섹터가 유난히 심해서 복구 되지 못한 사진들이 많았지만 여행 말미에 사진을 찍은 회수가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4년 전에 끝난 여행을 기억을 더듬어서 다시 쓰는데 남아 있는 사진도 적으니 이제야 정말 기억을 쥐어짜서 내 여행의 마무리를 하고 있다.

 베트남의 휴양지 나트랑에서 3박 4일을 요양모드로 지냈지만 교통사고로 골병든 몸은 그냥 쉰다고 특별하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현지 병원을 찾아 가기에는 여행자가 어떤 눈탱이를 맞을지 불안해서 진통제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었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그래도 찢어지거나 부러지는 외상은 다행이 없었다.

나트랑에서 귀국을 3일 정도 밖에 남기지 않아서 예약된 귀국행 비행기를 타려면 호치민으로 돌아가야 했다.
나트랑을 떠나기 전날 숙소에서 가까운 위치에 sinh travel이 있어서 호치민으로 가는 여행자 버스를 예약 해뒀다. 아침 일찍 미니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신 트레블이 있는 곳으로 걸어 가는 길에 어딘가 낯익은 택시 한데를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마티즈로 보이는 작은 택시 였다.
사소한 거 하나 한국을 떠올리고 반가운거 보니 역시나 나도 어쩔수 없는 한국인인가 보다.

 

별로 한 것도 없지만 나트랑은 정말 아쉬워 떠나는 날 아침에 거리를 둘러 보고 좀 더 기억 속에 남기고 싶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가는 길에 노점에서 반미 샌드위치도 하나 사고 계속 신 트레블을 향해 갔다.

 

 분명 신트레블 대합실도 사진에 담은 것 같은데 복구 된 하드에는 사진이 없다. ㅠㅠ
대기실에서 나눠주는 물로 미리 사온 반미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는 호치민행 버스를 기다렸다.
2010년 베트남 여행 당시보다 신 트레블은 사무실 환경도 버스도 훨씬 세련되어져 있었다. 아니 베트남이 전반적으로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분홍색의 버스가 신 트레블 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 했다.

 

 짐칸에 백팩을 싣고 자리에 올라 보니 다행히 슬리핑 버스는 아니다.
우리나라 우등고속 버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편해 보이는 좌석이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또 생수 한병을 무료로 준다.
태국이나 라오스에서는 간식이나 도시락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마실 수 있는 생수라도 주는 것은 만족스럽다.
이 버스를 타고 무이네를 경유해서 하루 종일 달려야 호치민에 도착 한다. 베트남의 도로사정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많이 단축해주지는 못한 것 같다.

 나트랑에서 출발한 버스는 거의 반나절을 달려 점심 무렵 중간 경유지인 무이네에 도착 했다.
무이네는 2010년에 여행을 한 곳이었고 여행 당시에도 감흥이 별로 없던 곳이어서 버스에서 내리기 싫었지만 1시간 정도 대기를 해야 해서 화장실과 점심을 먹기 위해 내려야 했다.
베트남어에서 남자는 한국어와 비슷한 거 같고 영문자로 표기 되어서 더욱 헷갈릴 일이 없는거 같다.

 

 

 핀으로 내리는 아이스 커피인 카페 다(caphe da)와 쌀국수를 시켰는데 중간 경유지에서 여행자를 상대하는 작은 식당이어서 그런지 커피 맛도 별로 였고 쌀국수의 면도 인스턴트 라면 느낌에 msg 맛이 많이 나서 별로 였다. ㅠㅠ

 

 점심을 먹고도 한 참을 멍 때리다가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는데 나트랑에서는 버스의 반정도를 비워서 무이네에 왔는데 무이네에서 나머지 절반 정도를 태우고 호치민으로 출발했다.
 전세계 곧곧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무이네에서도 꽤 많은 중국인들이 버스를 채웠다. 여기 저기서 떠드는 소리에 잠은 잘 수 없었고 저녁이 다되어서야 호치민에 도착 했다.
데탐의 신트레블로 가는 길에 도로확장도 잘된 신도시와 다리를 건너며 새삼 베트남의 발전에 놀랐지만 데탐의 거리는 여전 했다.
 데탐에 도착해서 메인 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도로에 깨끗한 미니호텔에 숙소를 잡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이제 곧 한국에 돌아가는데도 이날 저녁은 라면과 김밥이 먹고 싶어서 한식당 소백산 인근에 새로운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남자 사장님이 음악을 하시는 멋진 분이었는데 지금도 잘 계시나 모르겠다.

 

 저녁을 먹었음에도 허기짐을 느끼고 다른 베트남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데탐에서 세련되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이름도 기억 안나고 현재는 간판을 찍은 사진도 없어졌다. 겉에서 보기에도 내부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고 메뉴에 사진과 영어로 표기 되어 있고 가격도 나쁘지 않았다.

 

 뭔가 대접 받는 기분이 들게 테이블 셋팅도 예쁘게 되어 있어 마음에 들었는데 음식도 정갈하게 나왔다.
이때 갈비 같은 고기와 함께 비벼 먹는 국수를 시켰는데 아마도 분보 싸오(bun bo xao)를 시켰던 것 같다.

 

음료는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것을 시켰는데 보기에는 무척 예뻐 보인다.

 

 다시 돌아온 데탐에서는 bizu hotel에서 묶었었던 것 같다.
이때 알게된 Julie 와는 계속 페이스북 친구를 이어오곤 있는데 성격이 아주 밝고 친절한 스텝이었다.

 bizu hotel에서는 꼭대기 층에 레스토랑이 있는데 조식이 상당히 잘나왔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아침에 볶음밥도 먹고, 쌀국수도 먹고, 죽도 먹었다.

 

 귀국이 몇일 안남았는데 아침을 먹고 호텔에서 TV만 보는 것이 지루해서 데탐 인근 카페를 돌아 다녔다.
데탐에서 가장 큰 쭝웬 커피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통되는 G7 커피를 만드는 회사로 데탐에 플래그쉽 형태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에스프레소 기반의 다양한 메뉴도 있었지만 역시나 여기서도 핀으로 내리는 베트남식 드립 커피를 시켰다.

 

 베트남에서 마시는 베트남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도 아니고 로스팅도 많이 한 태운 커피 일텐데도 무척 맛이 있다.
쭝웬 커피 데탐 카페에 대해서 다른 곳에서 자세하게 포스팅을 한적이 있다.

G7커피를 만든 베트남 No.1 커피 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쭝웬 커피의 추억.(Trung Nguyen Coffee) (tistory.com)

 

G7커피를 만든 베트남 No.1 커피 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쭝웬 커피의 추억.(Trung Nguyen Coffee)

2013년 동남아 커피 농장을 찾아 여행을 다니고 관련 내용들을 포스팅을 했는데 마지막 여행지인 베트남 달랏에서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큰 외상은 없었지만 골병이 나서 한국에 와서 한동안 요

barista1000.tistory.com


 베트남식 드립퍼로 커피를 내리는 것이 재밌어서 이런 경험을 내가 운영하는 카페에 오신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서 그길로 카펠를 나와 빈탄 시장에 가서 베트남식 드립퍼 30개를 사게 되었다.
이후 나의 카페 nook을 운영할 때 베트남식 커피 메뉴로 사람들에게 즐거움 경험을 주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만 3년을 채우고 나의 카페 nook은 현재 폐업 상태이다. ㅠㅠ

 호치민을 떠나는 날의 점심은 데탐 거리에 있는 랩엔롤 이라는 식당으로 갔다.
이곳은 깨끗하고 아기 자기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사진을 보니 여기서 분보싸오와 베트남쌈의 세트 메뉴를 시켰던 것 같다.
오래된 기억이라 맛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ㅠㅠ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여서 호텔은 미리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맡기고 인근 카페에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viva라는 카페는 넓고 쾌적하고 와이파이도 되었는데 음료의 사진은 남아 있지 않다.

 

 공항으로 가기전에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려고 들어가 보니 달랏 파스퇴르 우유가 보인다.
이번 여행에서 달랏도 다녀왔는데 왜 호치민에서 돌아가는 날에야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에서 자본과 기술을 투자 했는지 베트남 우유임에도 한국 표기가 눈에 띈다.

 

 교통사고로 몸도 아프고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 했었는지 더이상 할 것도 없어서 버스를 타고 4시간이나 일찍 공항에 도착 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탑승수속 체크인 게이트도 열려 있지 않았다. ㅠㅠ

 

일찍 공항에 와서 오랜 시간을 기다렸지만 다행히 비행기는 연착이나 지연 없이 정시에 출발 하였다.

 

호치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여서 승객의 대부분은 한국사람들이었다.
베트남 항공은 비행기도 서비스도 괜찮았던 기억이 있는데 한가지 아쉬운 건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약하다는 정도랄까?
비행기가 이륙하고 얼마 안있어서 기다리던 기내식이 나왔다.
방콕에서 호치민으로 이동할때도 기내식이 나왔는데 베트남 항공의 기내식은 생각보다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자야 되는데도 베트남 항공의 커피가 맛있어서 결국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되었다.
베트남 항공의 커피는 다른 항공사에는 없는 독특한 향이 있다.

 

 2013년 9월에 길을 떠나 3개월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마지막 여행지인 베트남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골병 든 상태였다. ㅠㅠ

 

아침 일찍 비행기가 도착해서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해가 뜨고 있었다.
무언가 희망적인 느낌으로 3개월 간 동남아 커피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 온 이때까지만 해도 참 좋았다.

 

 내 블로그의 특별한 팬도 없지만 2013년 떠났던 동남아 커피 여행 포스팅을 마무리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4년이 지난 오늘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2014년 2월부터 평촌에서 카페 nook을 오픈하고 정말 열심히 운영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때 사온 베트남식 드립퍼로 고객들에게 베트남식 커피에 대한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기도 했고, 맛있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 매일 매일 최선을 다했지만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 카페를 운영하면서 참 고약한 건물주를 만나서 고생을 해야 했다.
3년 만에 카페를 폐업하고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다시 회복하기 위해 3개월 동안 쉬어야 했다.
 100년 카페를 만들겠다는 나의 의욕과 노력에도 겨우 3년 만에 정리를 하게 되었지만 카페라는 공간이 주는 특별함 때문에 만난 수많은 단골 고객들과의 추억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나중에 언제 다시 카페를 다시 하게 될지 모르지만 나의 여행도, 나의 카페도 마침표가 아닌 쉼표 하나를 찍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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