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베트남 2014

베트남 여행, 달랏에서 로컬 시외버스 타고 나트랑으로 이동

타고르 2017. 6. 2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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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방치 되었던 여행 블로그에 4년 만에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그동안 사진을 백업 해뒀던 외장하드가 고장나서 데이터 복구를 해야 됐고 생업인 카페를 고군분투 하며 운영하며 유리창 큰 감옥살이를 하느라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해서 자연스레 방치 되버렸다.
글쓰는 재주도 없고 일기처럼 올린 여행 블로그라서 두터운 팬도 없었고, 댓글이나 방명록을 남겨주는 이도 별로 없어서 내 블로그는 인기는 없구나 하고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그나마 얼마전에 방명록에 글을 써주고 공감해주는 분이 있어서 카페 하나 말아 먹고 백수가 된 지금 다시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2013년 여행기를 마무리 지어 보려고 한다.

커피 농장 때문에 방문한 달랏에서 3박 4일을 보내고 혼자 오토바이를 타고 오다 교통사고도 당하고 우여곡절 끝에 달랏을 떠나게 되었다.
가격 대비 묵었던 숙소도 좋았고 특히 아침의 조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교통사고로 골병이 들어서 귀국편 일정을 바꾸고자 달랏의 베트남 에어 대리점을 방문했지만 귀국편이 없는데다가 왕복을 33만원에 왔는데 변경시 US $300 이 들수도 있다고 해서 결국 일정대로 베트남에 머물러야 했다. 공기 좋은 달랏에 계속 있기에는 고산 지역이라서 밤에 너무 추워서 따뜻한 곳에서 휴양 하고자 나트랑행 버스표 예매를 호텔로비에 부탁 했다.

숙소를 통해 예약한 나트랑행 버스는 일반 여행사 버스가 아니라 베트남인들이 이용하는 터미널의 시외버스였다.
아침을 먹고 미니 호텔의 로비에서 대기하자 봉고 같은 버스가 무료 픽업을 하러 와서 편하게 터미널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이런 무료시스템은 좋은 것 같다.
달랏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2013년 12월 기준으로 새로지은 것인지 무척 깨끗하고 좋았다.

 

2010년의 여행사 버스와 다르게 버스도 깨끗하고 신형의 현대자동차 버스였다.

 

 수화물칸에 배낭을 싣고 보니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슬리핑 버스다.
한낮에 슬리핑 버스에 당첨 되었는데 알고 보니 원래 타야할 버스가 문제가 되어 다른 버스로 대체 되었다고 한다. ㅠㅠ

 

 슬리핑 버스가 편하다고 선호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동남아의 슬리핑 버스를 싫어 하는 이유는 키 176의 내가 다리를 완전히 편하게 뻗기에는 좌석이 충분히 길지 않았다. 결국은 다리를 완전히 펴지 못하고 조금은 어정쩡한 자세로 장거리를 가야 했다. 나보다 키가 작고 체구가 작은 사람들은 오히려 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

 

동남아의 슬리핑 버스는 대부분 3열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달랏이라는 도시가 해발 1,500미터 이상의 고산지역이라 한참을 산길을 따라 나트랑으로 향했다.
한참을 태백산맥을 넘어서 동해로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주변 경치가 눈에 들어오는 것도 처음 몇십분이었고 슬리핑 버스를 타고 있었지만 고불고불한 산길이 계속 되어서 편하게 잠을 잘수도 없었다.

 


몇시간을 달려 어느 휴게소에 도착 했다.

 

 한참을 달려 밥때가 되었으니 점심을 먹어야 했다. 사실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았지만 진통제를 먹어야 했기에 밥을 먹어야 했다.
 닭고기와 쌀밥이 나오는 것을 주문 했다. 지금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터미널이라고 특별하게 비싸거나 맛없거나 하진 않았던 거 같다. 딱 상상하는 그정도 맛이고 바가지를 쓴다고 해도 충분히 싸다고 느낄 정도의 가격이었다. 게다가 보리차인지 우롱차인지 모를 차도 무료로 마실 수 있었다.

 

 달랏에서부터 5~6시간을 달려 나트랑의 도착 했다.
아침에 일찍 출발해서 인지 나트랑에 도착해서도 아직 한낮이었다.
 터미널은 나트랑 해변을 기준을 기준으로 고급호텔이 모여 있는 북쪽에 위치해 있었다.
전날 agoda를 통해 숙소를 예약한 곳으로 찾아 가야 했는데 해변의 남쪽 끝 정도에 위치해 있었던 것 같다.
 교통사고 직후라 뚝뚝이나 오토바이를 타기도 귀찮고 터미널에서 제대로 된 택시를 잡아 타고 갔다. 비싸 봤자 한국돈으로 몇천원이고 애초에 나는 타이트한 예산을 가지고 여행을 온 여행자가 아니다.
과거 베트남 전쟁시절부터 유명한 휴양지인 나트랑의 한낮은 비교적 한산하고 거리는 무척 깨끗했다.

 

 예약한 미니호텔이 위치한 곳은 생각보다 번화? 한 곳이었고 많은 상점과 식당이 모여 있어서 편리한 곳이었다.
베트남 경제 호황을 보여 주듯 여기 저기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한 미니호텔은 바다 바로 앞에 위치하진 않았지만 일부로 오션뷰를 예약 했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요양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내가 예약 했던 방이 직전에 예약 했던 손님들이 몇일 연장하는 바람에 내방은 몇층위에 스위트룸으로 배정되었다.
뭐 내가 손해 보는게 없다고 생각 했는데 다음날 방을 옮겨야 해서 짐을 제대로 풀지는 못했다.

 

 조금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베란도 있고 멀리서나마 바다를 볼 수 있는 오션뷰의 방이다.
이런 방을 US $20 정도(2013년 12월 기준)에 얻을 수 있다는 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연동해서 찍은 나의 인생사진 한 장을 여기서 건졌다.

 

 방에서 계속 쉬려다가 생각이 바뀌어서 나트랑 해변을 걷고 싶었다.
교통 사고로 절뚝거렸지만 한낮의 나트랑 해변을 걸었다.
많은 서양인들이 휴가를 보내고 있었고 상점들의 메뉴판이나 간판을 보니 특히 러시아인들이 많이 오는 휴양지 같았다.

 

나만 빼고 휴가를 즐기로 온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해변에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휴양지에 있었지만 마음이 무척 외로웠다.
여행도 거의 끝이 가는데 날씨 화창한 한낮의 휴양지에서 몸은 아프고 마음은 외로웠다.  ㅠㅠ

 

 호텔로 돌아와서 시름시름 앓고 쉬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 저녁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지금은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해변을 못가서 위치한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나트랑에서 한 끼 정도는 괜찮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괜찮아 보이는 이 식당에서 혼자 온 나는 겨우 맥주 한병과 파인애플 볶음밥을 시켰다.
사실 식욕도 별로 없었다. 맛있고 맛없고를 평가할 몸의 상태도 아니었다.
그냥 이런 식당에서 여유 있게 식사를 누리고 싶었던 것 뿐이었을까?

 

 볶음밥은 파인애플을 그릇 삼아 담겨 나왔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좋고 다 좋은데 나 혼자라는 것이 서글펐다.
단순히 몸이 아퍼서 그런 것보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 보니 내 여행이 끝나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출국전까지 쉬고 싶어서 왔던 나트랑은 유명한 베트남의 휴양지 중 하나였지만 어떤 정보도 없이 그저 달랏에서 가까워서 쉬고 싶어서 선택한 곳이었다. 그전에 한번도 와보지 못했던 곳이었지만 여행을 하기에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못했다.
그렇게 나트랑에 도착한 첫날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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