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영국 2010

런던 시내 여행: 그리니치 천문대, 세인트 폴 대성당, 런던아이 등

타고르 2010. 7. 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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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4일째되는 날은 일행들과 떨어져서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오늘은 오전에 그리니치 천문대에 갔다가 부족한 파운드를 찾기 위해 시티은행을 찾아서 돈을 찾고, 빤스를 사러 가야 했다. 싱가폴 친구네 집에 머물때 세탁 한다고 빤스를 모두 두고 와서 런던에서 3일을 빤스 하나로 버텨야 했던 나는 빤스가 절실했다. ㅡ,.ㅡ;

오전 스케쥴에는 민박집에서 만난 동갑내기 동수씨와 함께 하기로 했다.
먼저 버스 타고를 그리니치로 향했는데 영국 버스는 냉방 시설이 없어서 덥긴 했지만 버스 안에는 다음 정류장이 디스플레이로 표시 되어서 이용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도로를 보면 영국도 버스 전용선이 존재 하는데 바깥쪽에 버스 전용선이 있다.
우리도 버스 전용선 이렇게 만들어야 하지 않아?

사진에 보이는 The O2는 예정에 없었는데 그리니치 천문대 인근의 정류장을 많이 지나쳐서 종점까지 가게 되어서 잠깐 들리게 되었다. 예정에도 없었지만 이런 의외성을 여행의 재미로 즐긴다.

O2는 영국이 밀레니엄(2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건축물인데 만성적자에 시달리다가 이동통신사인 O2가 정부로부터 인수해서 전시장, 공연장, 레스토랑 등의 상업시설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밖에서 보면 우주선 모양이다. 이걸 보고 영화 맨인블랙을 떠올리면서 세계 각국에 우주선이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봤다.

O2는 안에 들어갈때 공항처럼 가방검사까지 하는데 예전에 런던에서 테러가 있어서 그런지 검색이 좀 까다로웠다.
O2 안에 들어가서 본 느낌은 마치 우리나라 코엑스몰 같은 느낌이지만 코엑스 몰보다 지붕이 높아서 마음이 든다.

O2를 나와 그리니치 천문대까지 걸어가다가 강렬한 햇살에 5분 만에 포기하고 다시 버스를 타게 되었다.
유럽의 햇살은 정말 강해서 쉽게 지치게 만든다. 이번에도 정류장을 잘못 내려서 그리니치 천문대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다 보니 커티샥 호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아마 제대로 내렸다면 이것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 같다.
위스키 상표로도 알려진 커티샥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범선이었다고 하는데 2007년도의 화재로 안타깝게도 현재는 보수공사가 아직도 진행중이었다. ㅜ_ㅠ
아마 외국인이 남대문 보러 왔다가 보수공사 때문에 가려진 차양막 보고 가는 느낌이 나와 같지 않을까? 

계속해서 그리니치 천문대 가는 길에 별다방을 발견했는데 다른 곳과 분위기가 조금 틀리다. 영국을 포함 유럽의 스타벅스는 조금씩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여기서 커피 한잔을 했을텐데 런던에서는 그런 여유를 갖지 못해 아쉽다.

그리니치 천문대 근처에서 헤메다가 점심때가 되어서 인근 중국식당에서 볶음밥을 먹고 우연히 찾게 된 그리니치 마켓. 역시나 시장은 어느곳이나 언제나 활기차고 재미가 있다.
시장이라 각종 먹거리들도 많았는데 진작에 발견 했더라면 여기서 점심을 먹었을텐데 아쉽다.
그리니치 마켓은 오후 5시까지만 문을 연다고 한다.

그리니치 마켓 중앙무대에서 현악기 밴드가 공연중인이었는데 밴드의 동양여자가 왠지 한국인 느낌이 났다.

그리니치 마켓에서 가장 내 눈길을 끈 상점

그리니치 마켓을 빠져나와 조금 걷다가 드디어 그리니치 천문대의 입구를 찾았다. 그리니치 공원을 가로 질러 그리니치 천문대에 갈 수 있는데 공원의 규모가  꽤 크다. 런던 지도를 보면 이정도 규모의 공원이 여러 곳에 있는 것 같다.
공원에서 햇빛을 즐기는 영국인이 있었는데 저렇게 잔디에 가만히 누워서 즐기는 아저씨는 설마 죽은건 아니겠지?

그리니치 천문데 올라가는 길에 청설모가 돌아 다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얼마나 자연친화적인 공원이면 청설모가 돌아 다닐까? 뭐 우리나라의 남산공원에서도 청설모를 봤지만....

책에서는 도보 15분이라더니 실제로는 더 많이 걸었던 느낌이 든다. 여하튼 드디어 그리니치 구 왕립천문대에 도착했는데 지금은 천문대로서의 기능은 상실하고 박물관 등의 전시공간으로 활용 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원하게 탁트인 런던 시내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걸 보니 여기 올라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은 남부는 구릉만 있고 산이 없다고 하니 이정도 높이가 아마 런던에서 가장 높은 위치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그래서 이곳에 천문대가 세워졌겠지?

런던 시내를 보니 앞서 다녀 온 O2도 보인다.

바로 이곳이 세계 표준시의 기준이 되는 그리니치 천문대다.

그리니치 천문대에 있는 해시계인데 생각보다 정확하다.

이 사진으로 해시계의 정확성을 보여주려고 찍었는데 굵은 주름을 밑에 시간이 써있고, 작은 주름이 각 10분을 뜻한다. 내 아이폰의 시간이 1시 23분인데 1시를 넘어서 20분 주름을 넘어서 두개의 그림자가 만나는 곳이 23분쯤 인데 놀랍지 않는가?

그리니치 천문대 역시도 런던의 박물관 미술관처럼 무료 개관이어서 무료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그리니치 천문대 안에 박물관에 들어가면 구 왕립 천문대에서 쓰였던 각종 망원경이나 천문 관측 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천문대 답게 대형 천체 망원경도 있다.

각종 시계들도 전시가 되어 있다.

박물관을 나오면 메인 건물로 향하는 곳에 태양광 집광판 같은 것도 보여 흥미를 끌었다.

그리니치 천문대를 뒤로 하고 동수씨와 헤어지고 이제 돈을 찾기 위해 Citibank가 있는 bank역 근처로 향했다.
그리니치 마켓 근처에서 런던의 경전철 같은 DLT를 타고 갔는데 새로 생긴 노선이라 그런지 기존의 tube들과 달리 깨끗하고 시설도 좋았다.
가는 길에 차창 밖의 south quay 같은 곳은 세련된 현대 도시의 느낌이 났는데 민박집 사모님에게 들어 보니 신도시 같은 계획된 곳으로 집값도 비싸고 인텔리들도 많이 산다고 한다. 강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요트 정박장도 아파트 단지 앞에 있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Bank역 주변도 다른 곳에 비해 세련된 느낌이다. 역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각종 은행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 이다.

드디어 시티뱅크를 찾았다. 시티뱅크 국제 현금 카드만 믿고 환전을 많이 안해 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지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Saint Paul's Catheral(세인트폴 대성당)이 bank역 근처에 있어서 이곳도 지나치다가 구경했다.
바로 뒷쪽으로 탑과 광장이 있는데 영국 꼬마 애들이 내 카메라(삼성 NX10)를 보더니 "Really nice camera"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 괜히 쫄아서 꼭 붙잡고 다녔다. ㅡ.,ㅡ;

세인트 폴 대성당은 그 규모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성당인데 현재의 대성당은 로마의 산 피에트로 성당에 영감을 얻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 이곳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날 디카 메모리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메모리가 간당 간당했고 나중에 다시 찾을 줄 알고 안에 내부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성당내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을 다시 찾지 못했다. ㅡ,.ㅡ;

세인트 폴 성당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밀레니엄 브리지라고 해서 밀레니엄 브리지로 향하는 중이었다.

밀레니엄 브리지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새로운 밀레니엄인 2000년대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다리다. 보행자를 위한 다리로 건너편에 테이트 모던 갤러리와 연결된다.

밀레니엄 브리지에서 세인트폴 성당이 한눈에 들어온다더니 건물에 가려서 다 안보인다.
100배 헤매기에 낚였다. 제길... ㅡ,.ㅡ;

드디어 3일만에 빤스를 사러 런던에서 제일 옷이 싸다는 아울렛 primark로 향했다. 런던 사람들은 저렴한 옷을 사러 primark에 간다는 이야기를 민박집 사모님에게 듣고 오게 되었는데 Primark는 marble arch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다.

Primark는 아울렛의 규모도 넓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참고로 남자 옷은 2층에 있다.

드디어 빤스를 샀다. ㅠ_ㅠ 3개에 3파운드로 당시 환율로 하나에 1,600원 조금 못하는 가격이다.
아주 좋은 품질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은 품질이다.(여행 내내 그리고 2012년인 지금도 몇개는 남아서 입고 있다.)

primark에서 빤스를 사고 저녁을 먹고 런던 아이에 가려고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에 펍이 있었는데 영국 사람들은 하루의 일상을 끝내고 저럽게 펍에서 맥주 한 두잔을 마시면서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한다. 펍 안에 자리도 별로 없었지만 날씨 좋은 날은 저렇게 밖에 나와서 맥주 한잔씩 들고 저렇게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8시쯤에 다시 나와서 런던아이를 타러 갔다. 꽤 긴 줄을 15분넘게 서서 표를 구입했는데 아무 할인도 적용 못받고 현장에서 17파운드에 구입했다.
4D영화가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안되서 보지 못했다. ㅜ_ㅠ

런던아이를 타기 위해서 또 줄을 서고 시간은 저녁 8시 30분이 넘어서 야경을 보기에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싱가폴 플라이어 처럼 캡슐 같은 거에 여러명이 함께 탑승 하는데 내가 탄 것에는 아랍인들, 중국인들, 일본인들이 함께 타서 무척 시끄러웠다.

절반도 안올라 갔는데 해가 지고 있는게 보인다.

저멀리 세인트 폴 성당이 보이길래 55mm 줌으로 땡겨 찍었다. 50~200mm 렌즈가 아쉬운 날이다.

해지는 런던의 풍경들

국회의사당과 빅벤도 보인다.

내가 탄 런던아이가 거의 정점에 다다르기 직전이다.

우리가 탄 캡슐이 가장 높은 정점에 올랐다.
어느새 빅벤과 국회의사당에도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템즈강도 아름답게 흐르고, 기분도 좋고, 날씨도 좋았다.

런던아이 안에서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현장의 느낌을 좀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숙소가 워털루역 근처여서 이후에도 빅벤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런던아이가 내려갈 때 런던아이 사이로 런던의 달의 뜬다.  한국에서는 다들 한밤중일텐데...

런던 아이를 내렸는데 아직도 해는 완전히 지지 않아서 강변에서 삼각대로 고정해서 빅벤을 다시 담아 봤다. 

해가 완전히 진것도 아닌데 런던 아이의 운행은 벌써 멈췄다. 아쉬운 마음에 숙소에 돌아 가기전에 다시 한번 담아봤다.

관광명소 한곳을 더 돌아 보기 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다녔던 런던 여행의 런던에서의 4일도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사진을 보면 참 많은 곳을 다녀 온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당시에는 이미 유럽의 많은 곳을 돌아 다닌 후인데도 여전히 런던은 아쉽다.
아마도 런던은 다시 가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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