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영국 2010

런던에서 영국 남부 투어: 히버성, 브라이튼, 세븐시스터스 등

타고르 2010. 7. 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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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3일째 되던 날에는 내 여행 계획에 없던 남부투어를 동행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사실 5일이라는 일정이 런던을 구경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런던과는 색다른 풍경을 즐겨 보고자 민박집에서 투어를 신청했다.
남부투어는 아침 먹고 출발해서 히버성, 브라이튼, 세븐시스터스를 자가용 미니밴으로 돌아보는 투어로 런던 고고씽 민박집에서 만든 투어코스이다. 1인당 50파운드에 점심식대와 각 종 입장료는 불포함 사항이다. 유럽의 현지 투어에서는 입장료가 불포함 사항이 대부분이었다.
언제나 처럼 내 큰 덩치 때문에 차량 이동은 항상 조수석에 앉게 되었다.
그런데 이건 분위기가 마치 1박 2일??? 그럼 난 강호동인가? ㅡ,.ㅡ;

출발한지 10여분이 지났을 뿐인데 창밖의 풍경이 런던 시내와 조금씩 달라진걸 느낄 수 있었다.


남부투어에서 브라이튼 가는 길에 먼저 히버성에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엄청난 규모의 유채꽃 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영국을 포함 유럽에는 이런 엄청난 규모의 유채꽃 밭이 많이 있었다. 유채꽃의 씨가 바이오디젤의 원료로써 사용되기 때문인 것 같다.


1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히버성(Hever castle)은 드라마 튜더스와 천일의 스캔들의 주인공 헨리8세의 두번째 부인 앤블린 자라난 곳이라고 한다. 성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규모에는 약간 실망을 했다. 입장료는 가든이 10파운드가 넘고 성안 입장은 따로 입장료를 받는데 성안은 볼게 없다고 해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히버성 자체는 규모가 작았지만 정원은 볼꺼리도 많고 엄청나게 넓었다. 


정원을 지나 다 보면 호수를 바라 보는 곳에 분수가 있는데 여행 초기에는 이런 분수도 이쁘다고 마구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는 이정도 규모는 별 감흥이 없어서 관심도 가지지 않게 된다.


이번 투어의 동행들은 모두 같은 민박집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동행중에는 나와 동갑인 사람이 2명이나 있었는데 누구인지는 사진으로 보면 나이를 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호수의 많은 오리들은 관광객이 주는 빵이나 과자에 사육 당하고 있었다. 우리가 식빵을 던져주자 서로 먹겠다고 달려드는 모습이 왠지 서울의 닭둘기가 생각 났다.


호수의 오리를 찍은 동영상



히버성 정원에는 나무숲으로 된 미로와 물미로 등의 몇가지 재밌는 장소가 있다. 물미로는 특정 발판을 밟으면 저렇게 물이 나온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조심스럽게 재연 해보다가 결국 흠뻑 젖기도 했다.


나무숲 미로는 작다고 무시하다가 결국 길을 잃어서 다른 동행의 도움을 받아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헤메느라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나무숲 미로를 빠져나와 숙소에서 만들어온 토스트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히버성을 나와 브라이튼으로 계속 향했다.

런던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도시 이기도 한 브라이튼은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양휴양도시라고 한다.
브라이튼은 영국 게이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도시라고도 하는데 머리가 긴 동양인은 한번 정도 영국 게이들의 츄파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ㅎㅎㅎ
브라이튼은 런던에서 기차로 1시간, 차로 2시간 넘는 거리 정도에 있는데 물론 자유 여행으로도 갈 수 있는 곳이다.


브라이튼에는 해안선을 따라 고급 호텔과 고급 빌라는 물론 각종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다시 온다면 "언젠가 내 요트도 이곳에 띄우리라" 라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항구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번 투어의 가이드를 해주었던 고고씽 민박 사장님이 적극 추천하는
Pub에서 기네스를 곁들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브라이튼 피어 근처에서 자유시간을 갖기로 하고 처음으로 찾은 곳은 유럽 유일의 아라비아식 궁전인 로열 파빌리온이 이었다.
조지4세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만들어진 이 궁전은 외부는 인도의 영향을 받았고, 내부는 중국과 인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남자 사랑 스케일 한번 대단하다.

로열 파빌리온의 별관에는 조그만 박물관도 있는데 주목할 만한 대단한 전시물은 없었다.
전시물 보다는 화장실 이용을 위해서 찾게 되었다.

로열 파빌리온을 빠져 나와서 다시 해안쪽으로 나왔는데 브라이튼 피어에는 각종 어트랙션이 있어 어린이들이 놀기에 특히 좋은 곳인 것 같다. 동행들이 흥미를 느끼지 않아서 안쪽 깊숙히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피쉬앤칩스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브라이튼이라고 하는데 직접 먹어보니 분명 맛은 런던보다 나은데 나는 피쉬앤칩스가 맛잇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안든다.
그래서, 나는 그냥 기네스와 소금 간이 된 스테이크를 먹었다.


브라이튼 피어에서의 자유시간을 보내고 다시 7개의 하얀 절벽이 절경을 만들고 있다는 일곱자매: 세븐 시스터즈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연찮게 풍차도 하나 발견하고~

세븐 시스터즈 인근의 주차장에서 세븐 시스터즈 해안선까지 가는데는 도보로 한 30분 정도 걸리는데 가는 길에 아주 넓은 목장이 있다. 목장에서는 소, 양, 말을 방목해서 걸어가는 내내 심심하지는 않았지만 언덕길이라 저질 체력인 사람들은 조금 힘들듯 싶다.

카메라 의식하는 양 세마리는 사진 찍는 내내 움직이지 않고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해안 절벽쪽으로 다가서자 점점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는데 역광이라 카메라가 제대로 담아주지 못했다.
내내 좋던 날씨도 이날은 조금 흐려서 변덕스러운 영국날씨를 보여 주었다.

드디어 세븐 시스터즈에 도착했다. 
하얀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자연이 만든 멋진 예술작품 직접 눈으로 본 다면 놀라움에 "와~" 소리가 절로 난다.

좀더 절벽쪽에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무서웠다. 특히 풀이 난 곳을 밟아야 안전하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세븐시스터즈에 힘들게 올라 왔으니 인증샷 한방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기분이 업 된 우리 투어팀들은 내가 하자는 데로 포즈도 잘도 따라 해줬다. 
80년대 댄스가수팀의 앨범 쟈켓 컨셉으로 촌티나게 포즈도 취해 봤다.

이번에는 플래쉬맨 또는 드래곤볼 기뉴 특전대의 파이팅 포즈! ㅋㅋㅋ

고고씽 민박에서 만난 우리 인연들은 하얀색 돌들을 모아 '고고씽'이란 글자를 만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조심 스럽게 절벽쪽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민박집 사장님이 담아 주었다. 
여기 와서 우리가 가장 많이 한 농담이 사진 찍을때 "한발만 뒤로~" 였다. ㅋㅋㅋ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 다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섰다. "안녕~ 일곱 자매들~"

다들 아쉬운 건지 힘들어서 인지 발걸음이 느리다. 사진 찍는다고 뒤쳐져서 앞을 보니 전부 따로 떨어져서 가는거 보면 우리 동행 아닌거 같다.

넓은 목장에서의 방목이라서 양치기도 필요 없는거 같은데 양떼들이 알아서 사람을 쫓아 간다.

백마와 흑마가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길래 박제인줄 알았더니 살아 있는 넘들이다.  사람한테 익숙한지 만져도 가만 있고 무척 온순 했다.

세븐 시스터즈를 나와 런던으로 돌아 가는 길은 이미 9시를 넘어서 해가 지고 있었다. "맙소사! 9시에 해가 지다니!" 유럽의 해는 참 길다. 
가는 길에는 하루종일 가이드를 해준 고고씽 민박집 사장님이 배고플때 먹으라고 휴게소에서 각 종 과자와 음료를 사줬다. 다들 하루 종일의 투어라서 지쳤 있었는데 먹을 것이 들어가니 또 다시 활기를 되찾은 우리 동행들.

밤 10시 30분이 다되서야 민박집에 도착 했다. 뒤늦게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자기 직전까지 민박집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에게 세븐시스터즈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다 잠들었다

벌써 영국에서의 3일이 지나갔다.
영국에서 많은 시간이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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