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캄보디아 2010

평양랭면관의 김태희를 찾아서~ 대박집이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 여행.

타고르 2010. 9. 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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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방콕으로 돌아오고 카오산로드의 DDM에서 이번에는 만난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예정보다 일찍 캄보디아에 오게 되었다. 국경까지만 가는 카지노 버스를 탈 것인가 씨엠리업까지 연결해주는 여행사 버스를 탈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조금 편하게 가자고 350 바트에 여행사 버스를 예약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씨엠리업으로 향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4시간 정도 걸려 국경 근처인 Aran에 도착했는데 여행사 버스가 갑자기 태도 돌변하더니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한다. 아니면 버스는 오후 3시에 출발 한다고 4시간 동안 기다리라는 어이없는 소리를 한다. 직접 가겠다고 100바트를 환불 받고 국경까지 10분정도 걸어 가서 태국 이민국에서 출국수속을 받고 캄보디아 이민국 전에 있는 사무실에서 20불에 1개월 관광비자를 발급 받았는데 직원들이 수수료로 50바트를 달라고 한다. 따질수도 있었지만 그냥 귀찮아서 줘버리고 캄보디아 이민국에서 입국 수속을 받고 마침내 캄보디아 땅을 밟았다.

캄보디아 땅을 밟자 마자 택시 삐끼들이 달라 붙었지만 Poi-pet국경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무료 셔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무료 셔틀 버스의 좌석 배치가 지하철 처럼 마주보게 되어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에서는 한국에서 수입해 온 중고버스가 많다고 하는데 한글이 그대로 붙어 있는 버스가 인기 좋았다.

셔틀 버스를 타고 5분 정도를 달려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더니 씨엠리업으로 가는 버스나 택시나 요금차이가 크지 않아서 3명씩 나눠서 택시를 타기로 하고 2시간 정도 달려 Poi-pet에서 씨엠리업 까지 달렸다.(택시 요금은 20달러로 싼 편이다.)

캄보디아의 택시들은 자가용으로 운영하는 택시들이 대부분이다.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마셨던 쌉쌀한 맛의 음료수~

국경인 poi-pet에서 씨엠리업까지는 산이나 구릉이 거의 없는 평지가 계속 된다.

베트남이나 태국은 야자수가 많았는데 캄보디아는 유난히 팜 나무가 많은 것 같다.
사실 저게 팜나무라는 것도 파리에서 친구 녀석이 알려줘서 알게 되었지만....

씨엠리업에 가까워 질 수록 한국 간판이나 한국 상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거 같은데 택시가 시내에 들어오지 않고 변두리에 내려 주더니 무료로 뚝뚝을 타고 가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탔는데 엉뚱한 시외곽의 게스트 하우스에 내려주고 내리라고 한다. 몇번의 실랑이 끝에 씨엠리업 올드마켓까지 타고 와서 숙소를 찾아 다녔다.(게스트 하우스와 택시 기사들이 짜고 커미션을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어딜가나 여행자는 등쳐 먹기 좋은 대상으로 생각하나 보다.)

씨엠리업의 풍경은 베트남보다 깨끗하고 조용하다.
8월초의 날씨는 햇빛은 강했지만 건조해서 덜 더웠다.

주유소와 편의점 수준의 슈퍼가 붙어 있는 스타마트 근처에서 하루 10불에 트윈베드, 에어콘과 핫샤워가 가능하고 미니냉장고, 케이블 TV를 볼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잡았는데 씨엠리업에 같이 온 친구들은 인도여행, 아프리카 여행, 남미여행을 마치고 온 모두 장기 여행자들이어서 오랜만에 편안한 잠자리에 다들 3일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늘어졌다.

다음날 현지 식당에서 먹은 햄 덮밥인데 국을 포함해서 2달러 였다.
캄보디아는 1달러 이하의 센트 단위만 자국의 화폐로 거래되고 1달러 단위 이상은 미국 달러가 통용된다.
심지어는 ATM에서 돈을 찾으면 미국 달러가 나온다.(1USD=4,000Riel)

베트남의 커피를 생각하고 시켰는데 캄보디아의 커피는 그냥 그렇다. 1달러

캄보디아식 해물 볶음면은 맛은 괜찮았다. 2달러

씨엠리업 시내 곳곳에 한국 상점들이 눈에 띈다.

대박집 식당 인근 호텔에서 본 나가상 분수.
캄보디아 여행 중에 나가상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뱀의 왕인 나가는 7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고, 힌두교에서는 입구의 수호자라고 한다.

숙소 근처에 있는 왓 깨싸라람 사원은 유명한 사원인 줄 알았는데 그냥 일반적인 사원이다. 입구에 앙코르 와트 모형이 있다.

캄보디아 사원 안에는 앙코르 양식의 쩨다도 눈에 띈다.

반인 반조의 신인 가루다가 떠 받치고 있는 쩨다.

현대적인 시멘트로 지어진 역사가 짧은 사원 같다.

아침을 먹고 왔 깨싸라람 사원 만 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2~3시간을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씨엠립의 스타마트를 기준으로 골목으로 돌아오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와 호텔이 밀집되어 있다.

씨엠리업에 있는 신호등은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 본 신호등 중에 가장 직관적인데 시간이 짧아질 수록 신호등 안의 발걸음도 빨라진다.(동영상 촬영) 아마도 문맹률이 높아서 직관적인 신호등을 도입한 것 같다.

잠깐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왕실 독립공원이 있다.
여행전까지 몰랐는데 캄보디아도 왕이 있는 군주제 국가인데 수상과 왕이 공동 통치를 한다고 한다.
저렇게 나무를 감싸고 잎이 올라가는 풍경이 특이해서 사진에 담았다.

왕실 독립공원에 있는 사자 분수인데 동서남북 방향으로 서있는 것 같다.

이것은 나중에 앙코르 톰 입구에서 진품을 보게 되는데 왕실독립공원에서 씨엠리업강을 지나는 다리에 세워져 있다.

한적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씨엠리업 강

왓 보(Wat Bo)라는 이름의 사원인데 책에도 언급조차 되어 있지 않고 별로 유명하지 않은 사원 같다.

휴식을 취하는 왓보의 수도승들

꽤 많은 쩨다가 사원안에 모여 있다.

왓보의 가루다 상

규모나 크기면에서는 작지만 다양한 모양과 색상의 쩨다가 모여 있다.

씨엠리업에 있는 5박 6일 동안 거의 삼시세끼를 이용했던 대박집은 값도 싸고 4~10달러 사이인데 대부분의 메뉴는 5달러 선이다. 맛은 물론이고 다양한 밑반찬에 양도 푸짐하고 반찬과 밥이 무한 리필 되는데 후식으로 엿이나 과일, 군고구마가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사장님 부부가 무척 친절하셔서 씨엠리업 여행이 즐거웠던 이유는 앙코르와트 보다 대박집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1인당 4달러 정도인 삼겹살을 시키면 밖에서 구워서 시킨 인원수 만큼의 삼겹살 접시가 나오고 밑반찬이나 된장찌게, 밥도 포함 되었다.
나중에는 삼겹살 정식을 안시켜도 삼겹살을 주셨고 삼겹살을 시키면 더 많은 양을 주시기도 했다.
오랜 장기 여행으로 지친 우리는 이곳에서 매일 한식을 먹으면서 행복해 했다.

대박집의 김치 말이 국수는 5달러 짜리인데 유일하게 덜 맛있는 거라고 하면 이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김치의 신맛과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먹어 볼 만 하다.
물론 이 집에는 냉면도 있다.

순대국밥도 5달러에 팔고 있는데 그동안 먹고 싶었던 한식을 대박집에서 거의 먹었다.

여기가 바로 북한 김태희가 있다는 씨엠리업의 평양랭면관이다.
식사와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인데 개별적으로 가면 비싸지만 대박집 사장님을 통해서 7달러에 갈 수 있었다.

식당 한쪽에 북한 술이 있다.

이 여자가 북한의 김태희라고 불리우는 그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동료들이 김태희 만큼 예쁜다고 우리에게 소개를 시켜 주었다. 백광숙이라는 명찰을 달고 있는데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예뻐서 옛날 말로 선녀가 내려왔나 싶었다.

때마침 엄청난 스콜이 내려서 우리가 다른 손님들 보다 일찍 도착 해서 막 셋팅을 준비 중에 있었다.

다양하고 푸짐한 북한 음식들을 먹는데 겨우 7달러 라니~

평양랭면은 예전 한국의 옥류관이나 하이난 북한 식당에서 먹었을때 닝닝해서 별로 였는데 이집에서 먹어본 냉면은 맛있다.

이렇게 다양한 공연을 식사하면서 볼 수 있는데 반갑습니다와 휘파람 등 우리에게 익숙한 북한 노래들도 나온다.

동영상으로 보는 평양랭면관의 에이스 백광숙 양의 반갑습니다.

같이 간 일행이 "형 너무 한쪽으로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거 알아요?" 한다. ㅋㅋㅋ

이 아가씨도 귀엽다.

평양랭면관의 백광숙 양과의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비를 맞으며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씨엠리업에 있는 동안 한번 더 가야지 하면서 결국 다시 가보지는 못했다.

씨엠리업에서 먹은 비어 레오는 태국 맥주인데 맛이 쓰레기다.
물탄 맥주 같은데 싸다고 맛있는 맥주를 두고 여행와서 이런 맥주를 마시면 안된다.

씨엠리업은 앙코르 와트 때문에 왔다가 원래의 목적 보다 대박집과 평양랭면관의 백광숙양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음에 캄보디아에 오게 된다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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