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스위스 2010

유럽 여행의 마침표를 찍은 취리히, 다시 A380을 타고 돌아온 싱가포르

타고르 2010. 9. 10.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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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는 스위스 여행 할때 예정에도 없다가 뮌헨 기차를 놓치는 일이 생겨서 이전에 하루 유스호스텔에서 하루 묶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방을 구하기 위해서 꽤 많은 시간을 체류 했음에도 사진 한장 남기질 않았다. 
유럽 여행을 할때는 최성수기라서 아웃를 취리히에서 파리로 변경하려고 했지만 잘 안되서 할 수 없이 예정대로 취리히 아웃으로 했는데 만약 친구가 얘기 한 것처럼 체류 일정을 한달 정도 더 연장 했다면 파리 아웃도 가능 했을 테고 그랬으면 취리히 여행은 하지 못할 뻔 했다.
여행이 늘어지는게 싫었고 생활 속에 있는 친구에게 계속 신세지는게 미안해서 원래의 계획대로 동남아여행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아웃도시인 취리히로 가게 되었다. 

 역시나 유레일 패스 이용자에게 TGV 이용을 제한하는 프랑스철도 때문에 이날도 아침 첫차로 새벽부터 이동해야 했고 새벽에 친구 부부를 깨우기 싫어 전날 밤 자기전에 미리 작별 인사를 하고 새벽에 일찍 친구 집을 나섰다.
 새벽에 지하철 역을 가는데 길에서 밤새 술을 마신 놈인지 내게 말을 거는데 프랑스에 처음 도착한 날처럼 바짝 긴장하고 걸음을 재촉해서 역으로 향했다.

파리 동역에 도착해서 제시간에 맞게 TGV를 탔는데 표가 없어서 1등석 유레일 패스였음에도 2등석을 이용 해야 했다. 젠쟝...

취리히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마신 모닝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인스탄트 커피 같은걸 5유로나 받는다. 그래도 Lavazza 커피 라고 한다.

파리에서 부터 4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취리히 중앙역에 도착했다. 두번째 방문이어서 그런지 지나번에 이용한 유스 호스텔에 찾아가는데 훨씬 여유가 있었다. 우선 중앙역에서 유레일 패스로 S-bahn을 타고 4정거장 거리에 있는 유스호스텔에 가서 체크인을 했는데 오후 3시 전에는 방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프론트에 가방을 맡기고 다시 S-bahn을 타고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스위스 취리히의 S-bahn은 1등석과 2등석이 나눠져 있었다.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으며 역 앞에 보이는 제일 만만한 중국식당에 들어 갔는데 스위스 물가를 생각하면 그나마 가격대비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중국집이다.

닭고기 볶음밥을 시켰는데 맛은 그냥 그런데 양은 많다. 15프랑이나 한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취리히 대학 앞 전망대에서 취리히 시내 구경을 하기 위해 반호프 다리를 지나면서 취리히 시내를 흐르는 리마르 강을 잠시 구경 했다. 취리히도 작은 도시어서 어지간 한 곳으로 도로로 다 다닐 수 있었다.

반대편으로 대성당과 시청이 보인다.

취리히에도 많은 노선의 트램이 도시 구석 구석을 다닌다. 지난번 방문에서는 일행도 있고 유스호스텔이 먼 곳에 있어서 트램을 이용했는데 이번에는 유람선과 S-bahn을 이용했다.

취리히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 폴리반역에서 푸니쿨라 같은 산악열차인 폴리반을 타고 취리히 전망대로 올라 갔는데 요금은 편도 2유로로 표 구입을 개인의 자율에 맡기는데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 없고 열차도 무인으로 조종된다.

폴리반을 타고 올라가는 중

단선으로 된 레일을 지정된 시간에 폴리반이 운행하는 거 같다.

역에 다가 갔을 무렵 아래로 내려가는 다른 폴리반이 보였다.

취리히 대학 전망대에서 본 취리히 시내 전경의 모습은 지붕 색깔도 틀리고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시계의 나라 답게 많은 첩탑에는 시계탑이 보인다. 

취리히 대학은 폴리반을 타고 올라 갈 수 있고 대학 앞에 취리히 전망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취리히 대학 전망대에서 취리히 시내 전망을 구경 하고 직접 돌아 보자는 생각에 왔던 길로 다시 폴리반을 타고 내려 갔다.

폴리반 역 옆으로 취리히의 도시 느낌을 보여주는 골목이 있었다.

 하루 동안 리마를 강을 몇 번을 건넜는 지 모르겠는데 취리히는 작은 도시여서 주요 관광지는 모두 도보로 여행이 가능하다.

강 너머로 성피터 성당과 성모 성당이 보이는데 여기도 그림 엽서 같은 풍경이 보여진다.
눈 앞에 보여지는 풍경은 아름 답지만 다른 유럽의 대단한 관공지를 다녀와서 그런지 유명하다는 관광 명소에 대한 감흥은 적은 편이었다.

반대편에서 취리히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 린덴호프 공원으로 향했는데 하루동안 참 알차게 돌아 다녔다.

린덴호프 공원으로 가는 길에 레전드 급의 클래식 카도 구경 할 수 있었다. 

성피터 성당으로 가는 길은 각종 상점들이 모여 있는데 일명 맥가이버 칼로 불리는 빅토리 녹스 칼을 파는 곳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 남한보다 작은 스위스는 20여개의 작은 주가 모인 지방색이 강한 연방국가라고 하는데 각 주를 대표하는 깃발인지 많은 깃발이 길을 따라 걸려 있었다.

취리히 대학과 반대편의 린덴호프 공원에서 본 취리히 시내 전경인데 왼쪽 산 정상에 유리로 된 취리히 스위스 연방 공과 대학과 방금 전에 다녀온 취리히 대학이 보인다.

린덴호프 공원에서 맞은편 취리히 대학을 바라 보고 있었다. 불과 1시간전에 내가 이쪽 방향을 보고 있던 곳이다.

공원에서 다시 내려와서 패스탈로치 공원에 갔는데 파리에서 많이 보던 식수대가 보인다.
한쪽면에 파리에서 기증 받은 식수대라는 글이 써 있있는데 파리를 떠난지 반나절 만에 파리에서 봤던 식수대를 보고 반가움을 느낀다.

패스탈로치 공원에는 패스탈로치 동상이 있는데 패스탈로치는 스위스의 교육자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다.

패스탈로치 공원 앞으로 대형 마트인 Coop과 백화점과 고급 상점들이 많은데 그곳에 한식과 일식을 파는 유미와 하나라는 식당이 있었다. 가격은 10~20프랑 정도 하는 거 같은데 식당 안쪽에는 작은 슈퍼도 같이 운영해서 라면이나 한국 음식도 구입이 가능하다.

음료수 하나 사기 위해 들었던 Coop마트에는 재활용 분리 수거대가 있었다.

Coop에서 산 스프라이트 제로는 1 프랑 정도 준거 같은데 우리나라에도 팔았으면 좋겠다.
겨우 코카콜라 제로로 버티기에는 입이 심심했는데 유럽의 어떤 나라는 환타 제로도 팔던데 재앙수준의 맛이라고 들었다.

성피터 성당쪽으로 가는 길에 본 상점에는 재밌는 가판대가 있었다.

취리히는 식수대 하나도 예술이다.

성 피터 성당은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시계가 있다고 하는데 빅벤이 더 크지 않나?

성 피터 성당의 시계는 그 지름만 8.3미터 라고 한다

성피터 성당에서 옆으로 난 골목길은 프라우 뮌스터 성당으로 연결 되어 있다.

프라우뮌스터 성당은 샤갈이 그린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 마리아 상 등의 스테인글라스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주변에 시끄러운 중국 단체관광객들을 피해 빨리 자리를 뜨느라 보지 못했다.

프라우뮌스터 성당에서 뮌스터 다리를 지나면 그로스 뮌스터성당이 보인다.

프라우뮌스터 성당 앞에 있는 한스 발트만 기마상이 있는데 15세기에 활약했던 스위스의 정치가이자 군인이라고 한다.

뮌스터 다리에서 본 리마트 강 풍경 저 멀리 다리 오른편에 있는 건물이 시청사다.

다리를 건너 그로스 뮌스터 성당 앞으로 이동 했다.

그로스 뮌스터 성당은 성 피터 성당과 함께 취리히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성당이라고 한다.
언제 부터인가 유럽의 성당들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해서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로스 뮌스터 성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종탑에서 본 스위스 전경이 전망대와 크게 다를 꺼라 생각이 들지 않아서 밖에서만 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다리 건너편에서 봐야 프라우 뮌스터 성당이 한눈에 들어 온다.

그로스 뮌스터 성당을 마지막으로 취리히 시내 관광지에서 벗어나 취리히 호수 선착장으로 향했다.
취리히 호수도 다른 스위스의 호수 처럼 크고 물이 맑았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기 전에 Qual 다리에서 리마트 강 전경을 바라 보왔는데 앞서 본 성당들의 첨탑이 눈에 들어 왔다.

더운 여름의 취리히 호수는 고급 해양 휴양지 못지 않은 풍경이다. 내륙 국가여서 바다가 없는 스위스지만 엄청난 호수를 끼고 있어서 바다에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한다.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취리히 호수 유람선도 무료 승선이 가능해서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한바퀴 돌려고 했다가 숙소가 있는 근처까지 운행을 하는 코스로 유람선으로 15분 거리 1정거장 코스인 그곳까지 유람선을 타고 이동을 했다.

겨우 15분 이지만 취리히 호수의 유람선을 즐겼는데 사실 이전에 튠호수 유람선을 탔을 때 만큼의 감흥은 없었다.

유람선이 숙소 근처인 첫번째 선착장에 다가 가고 있었다.

선착장에 내려보니 선착장 주변으로 해양 휴양지 못지 않은 풍경이 보인다.

숙소인 유스호스텔 엘리베이터에서 한국 여행객 2명을 만났는데 스위스, 프랑스 일정만 남겨 놓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위스, 프랑스 부분에 대한 책을 잃어 버렸다고 해서 내가 가진 책을 주고 유스호스텔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유스호스텔에서 먹은 15프랑 짜리 저녁은 파스타와 샐러드가 나오고 음료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파스타는 처음 먹어 봤는데 스위스의 유스호스텔에서 저녁으로 먹어 보게 됐다. 

디저트로 나온 쵸코렛 케익~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민지, 석연양과 함께 12시까지 이야기 하다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는데 재밌는 건 바로 옆방이었다. 우리 방의 외국인 친구들과는 늦은 밤에 방에 들어와 보니 이미 잠들고 있어서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내일 아침 취리히를 떠나 싱가폴로 가야해서 아쉽게도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유스호스텔에서 제공하는 과일과 시리얼, 빵으로 아침을 일찍 먹고 취리히 중앙역으로 먼저 이동해서 취리히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탔는데 취리히 중앙역에서는 취리히 공항까지 10~15분만에 금방 도착 했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 수속을 하는데 항공사 직원이 아주 좋은 좌석이라고 얘기해서 무슨 말인가 했는데 나중에 비행기를 타고 보니 A380 메인 데크에 창가 비상구쪽 좌석이어서 다리를 뻗을 수 있었다. 이코노미석이지만 비싼 표라 그런지 자리운이 좋은 거 같다.

보딩을 기다리면서 잠깐 졸았는데 갑자기 공항직원이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표를 보여주면서 싱가폴이라고 했는데 최종목적지가 어디냐는 질문에 한국이라고 했더니 스톱오버가 길다고 딴지를 건다. 그래서, 태국 여행을 갈꺼라고 했더니 태국 비자 있냐고 계속 딴지를 건다.
대한민국 국민은 태국이 무비자라고 얘기하는데 자기가 가진 메뉴얼에는 비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나를 다른 공항 직원이 있는데로 데리고 가서 같은 이야기를 하게 하는데 그 공항 직원은 제대로 알고 있어서 다시 탑승게이트로 돌아 왔다. 그 싸가지가 없는 공항직원 여자는 미안하다는 말도 안한다.
그래서, 나도 "니 메뉴얼 업데이트 좀 해야겠다"면서 빈정 거렸다.
내가 유럽 다른 나라 가는 것도 아니고 동남아 가겠다는데 그걸 왜 취리히에서 딴지를 거는지... ㅡ.,ㅡ;

보딩이 시작되고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취리히도 싱가폴 항공이 A380으로 운항 하는 도시여서 이번 여행에서 두번째 A380 탑승이다.

이륙하고 몇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유럽의 상공이다.

첫번째 기내식사는 동남아로 간다고 동남아 식으로 시켰는데 그저 밥이 먹고 싶었나 부다. 취리히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맥주는 타이거 맥주가 아닌 하이네켄 이었다.

6시간이 지났을 쯤 하늘에서도 해가 지고 있다.
잠도 안자고 한국영화 목록에 있는 김윤진 주연의 하모니를 봤는데 민망하게 보면서 펑펑 울었다. ㅜ_ㅜ
나이 많고 덩치 큰 남자새희가 영화 보고 울고 있으니 옆에 앉은 이탈리아 아저씨가 얘 모야? 하는 표정이었다.

비행기 시간으로 저녁에 먹은 기내식 역시 동남아 식으로 했는데 잠을 자다가도 기내식이나 간식이 나오면 바로 깨서 주는 건 꼬박꼬박 잘도 챙겨 먹었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2개월 만에 다시 싱가폴 창이 공항에 도착했다. 3번째 방문 한 싱가폴이라 세관도 당당하게 통과 하려는데 자꾸 사람들은 나를 건드려 보고 싶은가 보다 세관원이 엑스레이 검색대에 가방을 넣으라고 해서 또 쌍둥이 부엌칼에 대해 설명을 해야 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싱가폴 친구집에 바로 택시를 타고 가면 너무 일찍 도착해서 벨소리나 전화 소리에 애기들의 잠을 깨울 것 같아 일부러 몇번을 갈아 타야 하는 MRT를 타고 갔다.

창이 국제공항 터미널 MRT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거의 아침 첫 차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싱가폴 하늘이 내가 온 것을 아는지 아침부터 비가 막 쏟아 진다.
그래 내가 다시 돌아 왔단다. 젠쟝...

친구집에 가는 길에 갈아타는 지하철 환승역에서 이번에는 지하철 직원이 안전을 이유로 가방을 검사 한다. 자기 내 규정상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에 대해서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보여 주는데 왜 하필 그게 나냐고... .ㅠㅠ
내가 궁시렁 거리자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미안하다고 말은 하는데 나도 당신한테 짜증내는게 아니라 하루에 벌써 이런 일을 여러번 당하니까 짜증내는 거라고 얘기 했다.
힘들게 친구집에 와서는 거의 저녁까지 하루종일 잠만 잤다. 다음날 아침일찍 유럽 가기전에 두고 간 티셔츠와 빤스들, 손수건을 챙기고 파리에서 미리 예약한 에어아시아를 타고 태국 방콕으로 향했다.
싱가폴의 친구놈이 급하게 떠난다고 아쉬워 했는데 파리에서 친구놈이 너무 잘해줘도 부담을 느껴서 여행자 신분의 내가 생활 속에 있는 친구들 집에 머무는 건 민폐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로는 여행을 하면서 친구집에 신세를 지지 않기로 했다.

싱가폴까지 무사히 돌아오면서 나의 유럽 여행은 일단 마침표를 찍게 되었고 이제 새롭게 동남아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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