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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운국물떡볶이의 성지, 윤옥연할매떡볶이

타고르 2021. 4. 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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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구를 찾아 사촌동생과 사촌동생의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하며 대구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에 떡볶이를 좋아해서 중앙떡볶이를 다녀왔다고 하니 윤옥연할매떡볶이를 추천받았다.
윤옥연할매떡볶이는 대구 사람들에게는 서울의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처럼 상징적인 떡볶이 원조집이라고 한다.
대구 사람들의 말로는 윤옥연할매떡볶이가 대구에서 시작된 매운국물떡볶이의 원조집으로 신X가 붙은 여러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의 원형이 되는 오리지널 맛집이라고 한다.
떡볶이도 무척 좋아하고 꼭 가보고 싶어서 전말 술도 많이 마셨는 데도 빈속에 해장하러 아침 일찍 윤옥연할매떡볶이 집을 찾았다.
윤옥연할매떡볶이 본점은 범어동 신천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사촌동생 말로는 한번 위치를 이동했다고 하는 데 옛날 스타일의 큰 간판이 눈에 띈다.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데 거의 문을 연 시간에 방문을 했다.


이른 시간에도 윤옥연할매떡볶이집을 찾는 사람들은 많았다.
홀을 꽉 채우지는 않았지만 남녀노소 다양한 손님들이 아침부터 있었다.
홀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간판이나 전체적인 식당은 동네분식집 느낌이 나는 옛스러움이 강했다.


메뉴는 사촌동생이 알아서 시켰는 데 가격을 보니 무척 착하다.
순대, 라면, 김밥을 제외하고는 떡볶이, 어묵, 만두가 1인분에 1,000원밖에 안 한다.
아직 이런 분식집이 남아 있다니 가격에 먼저 놀란다.

 

뭔가 착오가 있었는지 같이 나와야 할 오뎅은 함께 나오지 않았다.
먼저 떡볶이 2인분과 만두 2인분이 나왔다.


진해 보이는 윤복역할매떡볶이는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별도의 양념장을 셀프로 추가해서 먹는 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셀프바에 단무지와 양념장을 뜨는 곳이 있다.
매운맛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기본 맛은 적당히 맵고 괜찮았는데 전날 먹은 술이 해장될 정도로 좋았다.
들어간 재료는 양배추와 떡, 비법소스 외에는 없어 보이고 무척 소박해 보인다.
떡볶이 국물에서는 후추향과 맛이 나는데 그것 때문인지 묘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
여러 신X 프랜차이즈 떡볶이들은 윤옥연할매떡볶이의 맛과 중앙떡볶이의 맛을 연구, 조합해서 지금의 맛을 만들었다는 것이 대구 사람들의 말이 있고 지금도 오리지널에 대한 애정은 무척 높다고 한다.


만두튀김은 당면이 조금 들어간 것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냥 먹으면 바삭을 넘어서 딱딱해서 별 맛도 없는 것이 떡볶이 국물에 약간 눅눅해 질정도로 푹 담가 먹으면 그래도 먹을만했다.


뒤늦게 실수를 인정하고 나온 오뎅 튀김은 실수가 있어서 두 번에 나뉘어서 1인분씩 나왔는데 갓 튀겨진 오뎅은 크게 부풀었다가 점차 저렇게 쪼그라든다.
오뎅을 튀겨서 쫄깃한 식감이 더 강해지는데 이것도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떡볶이 국물에 푹 담가서 먹어야 맛있다.


윤옥연할매떡볶이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녀간 맛집인 것 같다.
백종원에 삼대 천왕에도 나왔는지 백종원 사진을 비롯 연예인들 사진도 붙어 있다.
이제는 할머니에서 2대째로 계승되어 이어지고 있는 떡볶이 맛집이다.


묘한 중독성이 있는 떡볶이 맛집이지만 리뷰만을 보고 기대하고 달려간다면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정갈하고 깔끔한 식당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 맞을 수 있다.
떡볶이를 떠나서 튀김은 사실 큰 특색 없는 맛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떡볶이도 들어간 재료가 없다고 타박할 수 있지만 1인분에 1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모든 게 관대해진다.
앞서 다녀온 대구의 다른 맛집들 중 일부처럼 대구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의 추억이 함께한 맛집들 중 일부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없는 집들도 있다.
나에게 서울의 마복림 떡볶이집도 오래전부터 찾아서 지금은 맛이 변한 듯해도 추억의 맛을 상기하는 곳인 것처럼 대구 사람들에게 윤옥연할매떡볶이집도 그런 추억이 MSG가 되어 계속 찾게 되는 맛일 것 같다.
그렇다고 윤옥연할매떡볶이집이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나처럼 멀리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기가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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