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이탈리아 2017

어쩌다 7년만에 다시 떠난 유럽여행의 시작.(술자리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타고르 2017. 10. 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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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 여행은 무계획적이거나 충동적인 경우가 많았다.
무려 6개월의 여행을 했던 2010년 유럽~동남아 여행의 경우도 출발하기 무려 보름전에 항공권을 구입하고 여행을 준비 했다. 2017년 3월에 다녀온 후쿠오카 여행은 이틀전에 항공권을 구입하고 다녀오기도 했다.
처음가는 여행지는 준비를 많이 할 수록 시행착오도 줄 일 수 있지만 이미 무작정 떠나온 여행에 대한 내공이 쌓여서 인지 언제나 큰 걱정 없이 떠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행에 필요한 것은 언제나 시간과 돈 뿐이다.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특별히 계획하거나 했던 것 없이 예전 직장 후배이자 친한 동생인 P군과의 술자리에서 스위스 여행이나 가자는 이야기에서 시작 되었다. 만취도 아니고 오히려 기분좋게 가볍게 취한 술자리에서 우리는 스위스 여행에 대한 약속을 하게 되었고, 결국 이 두남자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과 오기?가 발동해서 각 자의 마일리지로 유럽행 티켓을 끊게 되었다.

갑자기 2주간 떠나게 되는 유럽여행이라 내심 바쁜 P군이 약속을 깨기도 바랬지만 1년 동안 갈굼 당할께 뻔한 상황이 싫었던 것인지 P군 역시 마찮가지로 책임과 오기가 발동되어 출발 일주일도 남지 않은 8월 15일 광복절에 티켓 예약을 완료 했다. ㅡ,.ㅡ;

그렇게 두남자의 2주간의 유럽 여행은 시작 되버렸다. ^^;


여행을 떠나기전까지 준비할 시간이 채 5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정보를 찾고 준비를 해야 했다. 바쁜 P군 때문에 대부분의 준비는 내가 해야 했다. 여행을 함께 하는 파트너로써 준비과정에서는 최악이었지만 그래도 함께 하는 여행이 처음이었던 P군과 여행 기간 동안은 큰 트러블 없이 잘 다녀올 수 있었다.

원래는 스위스 여행만 일주일 정도 다녀오려고 했으나 3년 넘게 열심히 8만점 넘게 적립한 아시아나항공은 스위스를 취항하지 않아서 이탈리아 로마로 입국해서 스위스를 지나 파리에서 아웃하는 항공권을 예약을 해야 했고 덕분에 여행하는 국가와 도시, 일정도 늘어나게 되었다.

유럽은 2002년과 2010년 두번이나 다녀온 곳이어서 루트와 일정을 짜는 건 어렵지 않았고 한국에서 출발 하기전에 국가와 도시를 연결해주는 기차표와 첫번째 도시인 로마의 호텔을 예약하니 짐을 싸는 것 외에는 별로 준비할 것이 없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스위스 여행 자료를 구하기 위해 시청역 인근에 있는 내일투어 본사에 가서 스위스관광청에서 발행한 안내책자를 구했다. 밖에 비치된 자료가 많이 없어서 직원분에게 요청하니 따로 비닐백에 없던 자료까지 꼼꼼하게 담아 주셨다.



이탈리아 로마 부터 3개국을 다니는데 아무래도 기차 여행이 편할꺼 같아서 유레일 셀텍트 세이브 패스를 구입을 했다. 당시에 인터파크가 최저가여서 구매를 했는데 우편으로 받기에는 불안해서 직접 강남역 본사를 찾아가 현장수령을 했다. 이런 저런 쇼핑쿠폰과 여행아답타까지 챙겨 주었는데 융프라우 철도할인 쿠폰은 여기저기서 챙겨줘서 아주 풍년이었다. ^^



P군이 바뻐서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음에도 여행 전에는 한번 정도 밖에 만나지 못했다.
결국 우리는 떠나면 어떻게 되겠지 하며 각자 여행짐을 싸고 여행 준비를 했다.
대부분 옷과 비상약으로 채우다 보니 24인치 캐리어는 출발전에는 공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짐을 싸고 언제나 그렇듯 설레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12시 30분 출발 비행기인데 공항에는 9시 15분에 도착 했다.

공항은 언제나 여유있게 도착 하는 게 좋다.

인터넷에서 주문한 유럽에서 사용할 데이터 유심카드를 공항에서 수령 했다.
시간도 여유 있어서 셀프 체크인을 처음 이용해 봤는데 당시에 셀프 체크인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인지 공항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셀프 체크인을 하고 짐도 붙였다.
체크인을 하고 출력된 티켓을 보니 출발 시간이 달라서 보니 1시간 15분이나 지연 출발이라고 한다.

아시아나항공 카운터에 가서 물어보니 중국쪽에서 훈련 때문에 항로가 일시적으로 막혀서 지연 되었다고 한다. ㅠㅠ



멘붕이 와서 넋놓고 있다가 아시아나 카운터 바로 옆에 인천공항 청소로봇과 눈이 마주쳤다.

작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충전중....



예전에 체코항공과 남방항공을 이용할 때 지연출발의 경우 밀쿠폰이나 공항바우처, 식음료 도시락을 보상해준 경우가 있었는데 1시간 정도의 지연은 지연도 아닌지 아시아나에서는 어떤 보상도도 없다고 단호 했다. ㅠㅠ 점심시간에 출발하는 항공사이고 하루 2끼를 먹는데 점심 시간이 늦어져서 힘들어서 결국 버거킹을 이용해야 했다. ㅠㅠ



함께 떠나는 여행이지만 P군과는 서로 다른 항공사를 예약 했다. 다행히 날짜와 시간대는 비슷했지만 해외 출장이 잦은 P군은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많았고, 예전부터 스타얼라이언스 소속항공사를 이용한 나는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많아서 다른 비행기를 타고 로마 공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다.

일 때문에 출발 시간이 늦었던 P군과는 항공기 지연 때문에 공항에서 만나서 커피 타임을 가질 수 있었고 우리가 탄 각 각의 비행기는 거의 같은 시간에 이륙을 하게 되었다.

커피 타임을 마치고 아시아나와 대한항고은 탑승장인 반대여서 중간에서 헤어져 각자의 탑승 게이트로 이동을 했다.

지연 출발이어서 이미 오랜 시간 나의 비행기는 대기 중이었다.



항상 사진을 찍으면 날개에 풍경이 가리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인터넷으로 날개 뒤쪽으로 좌석까지 지정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 아시아나 항공은 일본 여행과 싱가폴항공 코드쉐어 정도만 이용했지 자주 이용하는 항공사는 아니었다. 로마행 비행기는 신형 기종인지 좌석은 이코노미인데도 생각보다 좁지 않았고 모니터도 크고 좋았다.



여기서 한가지 행운은 날개를 기준으로 앞쪽은 같은 이코노미여도 만석이었지만 뒤쪽은 자리가 많이 비었다.

내 옆으로는 아무도 앉지 않아서 이착륙을 제외 하고는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누워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



드디어 이륙~ 이륙하고 구름 위에 올라 갔을때 또한번 기분이 업 되곤 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도 있지만 신형 기종들은 이코노미석에서도 다리를 꼬고 앉을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 같다.



이륙하고 인정화가 되었을때 음료부터 나눠주면 기내식 서비스가 시작 되었다.



하늘에서 알뜰신잡을 보며 먹는 기내식이란~
아시아나항공 로마행에서는 쌈밥정식을 선택 할 수 있었다.



된장국을 제외하고는 쌈밥정식은 쌈채소도 다양하고 꽤 그럴듯하고 괜찮았다.



식후 커피 한잔~ 일명 스카이 카페라고 해야 하나?

한사람의 바리스타로써 커피 맛은 그냥 가정식 드립커피 맛 정도로 아쉽다.



이륙 후 늦은 점심을 먹고 기내 영화로 '라이프(life)'를 봤는데 식후 여서 그런지 잠이 쏟아졌다.



일단 쏟아지는 잠을 청했다.
누워서 아주 편하게~~ 일명 이코노미 플랫베드라고 혼자 붙여 본다. ㅋㅋㅋ



중간에 한번 깨었을때 창문을 올려 보니 수풀이 보이지 않는 중앙아시아나 러시아 상공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았다.



12시간이 넘는 비행이다 보니 또 한번 기내식이 나왔다.
이번에는 생선까스가 들어간 요리를 선택 했는데 솔직히 내 입맛에는 별로 였다.

비빔고추장이 없었다면 더 먹기 힘들었을 것 같았다. ㅠㅠ

그렇게 두번째 기내식을 먹고 영화를 보다가 자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착륙 한시간 정도 남았을때 승무원이 또 간식 하나를 챙겨 준다.
레또르 식품 같은 치킨 브리또는 오히려 두번째 기내식 보다 입맛이 맞아 맛있게 먹었다.



12시간을 넘게 비행하고 해가 긴 유럽에 가는데 비행기에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의 해가 질 무렵에 로마에 도착하고 있었다.
항상 유럽 여행에서 로마는 중간 여행지여서 로마에서 시작 하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로마라는 도시가 생각보다 해안가에 가깝다는 것도 이번 여행을 하고 처음 알았다.



로마 다빈치 공항에 내려 짐을 찾고 입국 수속하고 나오니 P군이 먼저 도착해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같은 시간에 출발 했는데 대한항공이고 그녀석은 비즈니스 클라스여서 더 빨리 나온 것 같았다.

공항을 나와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기 위해 유레일 패스를 오픈을 했다.

하루를 이렇게 소모해 버리는 건 아깝지만 어차피 우리가 있는 2주 동안 10일을 꽉 채워 쓸 일은 없어서 따로 표 값을 지불하는 것보다 유레일 패스를 사용해서 로마 테르미니로 들어갔다.

원래 출발해야할 시간에 열차가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인지 플랫폼 앞쪽으로 다시 승객들을 물러나게 하고 무언가 점검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저런 사건 사고를 많이 접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항공기 지연출발에 로마에 도착해서도 열차가 지연되었다. ㅠㅠ

몇십분 뒤에 열차는 출발 했고 같은 시간대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도착해서 그런지  기차의 1/3이상은 한국 사람들로 채운거 같았다.



여행을 할때  특히 유럽에서 숙소를 구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중심역에서 가까운 숙소를 구하는 것은 첫번째 순위로 둔다. 이번에 로마 테르미니역 인근의 호텔 캘리포니아는 3성급이라고 하지만 숙소 퀄리티는 조금 떨어지지만 테르미니 역과 먹자골목에 위치해서 가성비가 좋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캐리어를 방에 두고 나와 호텔 바로 밑에 있는 곳에서 맥주를 마셨다.

이미 저녁은 기내에서 넉넉하게 먹어서 로마에 도착한 첫날밤은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거의 성수기가 끝나가는 8월 21일 인데도 먹자골먹이어서 많은 여행객들이 있었고 한국 여행객들도 여기 저기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첫번째 맥주는 라거 스타일의 안젤로 포레띠~
유명한 이탈리아 맥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여기서는 찾을 수 없어서 직원의 추천을 받아 주문한 맥주였는데 괜찮았다.

로마에서의 첫 건배로 salute!를 외치자 웨이터가 건배할 때 쓰는 다른 말을 알려주었는데 그것이 이쪽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것인지 이상한 슬랭어인지 모르겠다.


안주용으로 먹을꺼라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 했는데 센스있고 친절한 직원이 반씩 나눠서 주기도 했다.

테이블 차지와 서비스 차지가 따로 없었는데 이런 곳이라면 팁을 주고 나왔을껄  하고 고마운 마음에 나중에 뒤늦게 후회를....


벌써 2잔째 두번째 맥주는 투보그... 이 레스토랑에서는 생맥주는 tuborg 밖에 없다고 한다.

로마에서 마시는 덴마크 생맥주~ ㅋㅋㅋ


맥주를 마시고 생수도 사야 해서 주변을 산책을 했는데 반갑게 스마트 자동차가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스마트자동차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숙소 앞에서 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는데 이게 시작이었고 이후로는 사진을 담기 귀찮을 정도로 유럽에서는 많은 스마트를 만날 수 있었다.





생수와 함께 호텔에 따로 샌달을 지급하지 않아서 구입한 쪼리는 5유로에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 할 수 있었다. 돌아오기 전에 품질이 떨어지면 짐이 될꺼 같아 버리고 오려고 했는데 결국 한국까지 잘 가지고 와서 사용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만에 티켓을 구하고 7년만에 다시 찾아온 유럽, 그리고, 로마~

언제나 그렇듯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의 들뜬 기분은 최고가 된다.

이제는 그만 와도 될 것 같았던 로마에 그렇게 3번째 오게 되었고 친한 동생 P군과는 처음 함께 하게된 여행이었다.


여행 할때는 부지런 하지만 포스팅은 항상 게으른....

2017년 8월 21일의 로마 여행의 시작을 두달 뒤에 올리고 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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