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라오스 2010

태국 치앙라이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1박 2일간의 슬로우 보트 여행

타고르 2010. 11. 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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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치앙라이에서 라오스 루아프라방에 직접 가기 위해 숙소에서 1,300바트를 주고 전날 티켓을 예약했다. 2010년 9월 29일 오전 7시 픽업 차량이 숙소 앞으로 오고 차를 타고 1시간 30분이 넘게 달려 9시가 못되어 치앙콩의 태국 국경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들은 별말도 없이 통과 하더니 나한테는 목적지인 루앙프라방까지 무엇을 타고 갈꺼냐 물어 본다. 물론 웃으면서 물어보긴 했지만...

치앙콩에서 라오스로 넘어가는 태국의 국경은 다른 국경에 비해 규모나 시설이 열악해 보인다.

태국 치앙콩 출입국 사무소를 통과 하고 보트 선착장으로 이동 했는데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과 라오스가 인접해 있다.

저 빨간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대머리 외국인은 무례하고 암내도 엄청나서 반경 5미터 이내에 있으면 그 냄새에 픽픽 쓰러진다.

바로셀로나에서 부터 함께한 50유로짜리 캐리어는 별 탈 없이 잘 끌고 다녔는데 치앙마이에서부터 바퀴 하나가 망가졌다. 짐을 올리고 내릴때 기사가 잘못해서 부서진 듯 싶은데 다행히 바퀴가 4개라서 남은 바퀴 3개로 한국까지 끌고 올 수 있었다.

라오스 여행 뒤로 다시 올 줄 알았던 태국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보트는 라오스 훼이싸이 국경으로 향하고 있었다.

십여분 만에 라오스 훼이싸이 국경에 도착 했다.

라오스 훼이사이 출입국 사무소의 규모도 초라하다.

라오스 훼이싸이 국경에서 본 맞은편 태국 치앙콩 국경 불과 10분도 안되는 시간전에는 태국 땅을 밟고 있었다.

라오스 국경 선착장의 나무 보트들을 보면서 설마 저런걸 타고 가진 않겠지 하며 걱정이 되기도 했다.

입국카드를 작성하고 이민국 심사를 받고 라오스로 드디어 라오스 땅을 밟았다.
공산국가에 못사는 나라라서 이민국 직원이 캄보디아 처럼 돈가지고 장난 칠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
 
라오스에 대한 머리속의 이미지는 동남아 최빈국의 못사는 나라여서 많이 낙후 될 줄 알았는데 태국의 시골마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니는 차 중에는 우리나라 현대 포터나, 스타렉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훼이사이 국경의 여행사에서 잠시 대기를 하다가 미니버스를 타고 슬로보트 선착장으로 이동을 했는데 거의 11시가 다 되어서 보트는 출발 했다.
저렇게 생긴 배를 타고 저녁까지 중간 기착지인 빡벵에 가야 한다.

슬로보트 선실 안의 모습인데 선실이라고 해봤자 긴 보트 위로 지붕이 있는게 다였다.
슬로보트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라오스 현지인을 제외하고 동양 여행자는 용보씨와 나 밖에 없었다.
딱딱하고 불편한 긴 의자에 앉아서 1박 2일을 꼬박 배를 타고 가야 했다. 방석도 없는 딱딱한 의자여서 많이 불편 했다.

드디어 배가 움직인다.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한동안 태국과 라오스의 경치가 양쪽으로 펼쳐진다.

배를 타고 이동한지 5시간이 넘자 슬로보트를 타고 이동한 것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스피드 보트를 이용하면 6시간이면 훼이싸이에서 루앙프라방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엄청난 소음과 쪼그려 앉아서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들어서 슬로보트를 선택 했는데 상당히 지루하다.
서양 여행자들은 여행을 좀 더 여유있게 즐기는 것인지 그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슬로보트는 현지인들의 교통수단으로 중간 중간 마을에 정박을 하면서 사람과 물건을 실어 나른다. 배 자체도 느렸지만 경유지가 많아서 더 느린 것 같다.

하루 종일 걸려서 저녁때 중간 기착지인 빡뼁에 도착했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게스트 하우스로 승객을 모시기 위한 삐끼들이 달라 붙는다.

내 무거운 캐리어를 함께 들어준 삐끼를 따라 150바트의 에어콘방이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묶었는데 방 상태는 그냥 그랬지만 핫샤워도 가능하고 하루밤이라 가격이 싸서 그곳에 묶기로 했다.

우리가 묶은 게스트하우스에 딸린 레스토랑 강변을 끼고 있는 경치 좋은 리버뷰 레스토랑이다.

라오스식 닭고기 쌀국수는 1만 낍 정도 했다.(당시 환율이 1달러가 8,800낍) 맛은 다른 동남아 쌀국수와 다르지 않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별이 하나 둘 보인다. 산속이어서 그런지 금방 어둠이 찾아 온다.

아무것도 할게 없어서 일찍 잠이 들었는데 깨어 보니 아침 7시 였다.

아침으로 라오스식 볶음밥을 먹었는데 태국에 비해 볶음밥도 밥이 찰졌다. 

아침 9시가 되어 슬로보트는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향했다.
우리가 늦게 승선해서 그런지 자리가 별로 남지 않아서 앞쪽에 작은 의자에 앉아서 저녁까지 이동을 했다. 누군가 라오스 여행은 늘어지기 좋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상황들이 사람을 늘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

중간에 정박한 곳에서는 배에 코끼리를 태우고 있었다.
사진에 다 담지 못했지만 라오스 여행을 하면서 이런 재밌는 풍경들이 많이 있었다.

또 다른 마을에서 한 소녀가 무엇인가를 끌고 다녔는데 알고 보니 큰 물고기를 들고 있었다.

잠시 정박한 마을의 라오스 여자들이 보이는데 라오스 여자들은 전방적으로 둥굴고 넙적한 얼굴을 한 사람이 많다.

배안의 매점이 비싸고 먹을게 없어서 묶었던 게스트 하우스에 부탁한 볶음밥 도시락인데 1만 5천낍 정도 했다.

이날도 배에는 많은 라오스 사람들이 중간 경유지에서 타고 내리기를 반복 했는데 일반 생필품 부터 살아 있는 닭이나 물고기까지 많은 것들이 배를 통해 옮겨졌는데 이방인인 내게 이런 풍경은 그저 재밌기만 했다.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다 오후 6시가 다되어 가서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다.

루앙프라방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가격대비 숙소 질이 좋았다.
몇년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도시 곳곳이 지정 된 후에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했다고 한다.

우리가 묶었던 루앙프라방의 숙소 3박 4일간 이곳에서 지냈는데 시설도 좋고 깨끗했지만 주인이 불친절하고 제멋대로여서 더 묶고 싶었지만 4일째 되는 날 비워 달라고 해서 바로 방비엥으로 이동했다.

루앙프라방 리버뷰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시킨 비어 라오~
라오스에서 이렇게 훌륭한 맥주를 생산 할 줄 몰랐는데 정말 맛있어서 라오스에 있는 동안 매일 마셨다.
큰병이 1만낍정도 한다.

태국과 다를게 별로 없지만 라오스식 매운 돼지고기 요리 2만낍 정도 했다.

라오스 무비자 체류 15일 동안 2일을 그렇게 배안에서 허비했다.
체류 할 수 있는 날짜도 13일 밖에 남지 않았다.
루앙프라방까지 이동 하는데 지쳐서 다시 태국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에어아시아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면서 라오스 체류일정은 전체 14일로 12일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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