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행, 맛집

냉짬뽕에도 짬뽕의 풍미를 살린 계룡산 동학사 맛집 신미가 짬뽕

타고르 2023. 7. 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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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충청남도 계룡시에서 육군 장교로 군복무 중인 친구를 만나러 계룡에 다녀왔다.
27개국의 수많은 도시를 여행했지만 국내 여행은 많이 다니지 않았다. 특히 충청도와 전라도 쪽은 여행 경험이 적다. ㅠㅠ
그러고 보니 계룡산 동학사 쪽은 예전 PC통신 나우누리 시절 동호회 친구들과 MT를 온 적이 있었다.
PC통신 시절이니 거의 30년이 다 되어서 다시 충남 공주에 왔다. ^^;
 전 날 친구가 잡아 준 숙소에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고 해장을 하러 길을 나섰는데 친구가 자신 있게 추천 한 곳이 계룡산 동학산 인근의 짬뽕 맛집 신미가이다. 
 오전 10시 오픈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1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친구들은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나는 길 건너 로또집에서 계룡산의 정기를 받아서 로또를 구입했다. ^^;


 우리가 첫 손님이어서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고 식당 규모와 홀 크기를 생각했을 신미가 주차장은 넓고 쾌적해서 마음에 들었다.


 로또를 사가지고 오니 오픈 시간 10시가 되어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신미가 짬뽕의 대표 메뉴를 보여 주는 데 왼쪽에 입간판에 냉짬뽕을 세워 놓은 것을 보고 내 메뉴는 냉짬뽕으로 결정했다.


 1층 홀의 절반은 거의 주방으로 쓰고 있어서 홀은 생각보다 넓지는 않다.


 사전 정보 없이 친구가 먹고 온 곳이라 검증된 곳이라 생각해 믿고 왔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 중 핑클이 나오는 캠핑클럽에서 핑클 멤버들이 짜장면과 짬뽕을 먹은 곳이다. @0@


 요즘은 식당에서 태블릿으로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하는데 신미가 짬뽕도 각 테이블마다 태블릿이 있다.
메뉴를 보고 친구들은 알짬뽕(고니짬뽕)과 소갈비짬뽕을 주문하고 나는 냉짬뽕을 주문했다.


 중식당답게 조리속도는 빠른 편이어서 다른 테이블에 손님이 오고 주문을 할 때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계룡에 있는 친구는 알짬뽕이 입에 잘 맞았는지 전에도 먹어 봤다고 하면서 알짬뽕(14,000원)을 주문했다.
보기에도 알과 고니가 듬뿍 들어 있는 짬뽕이다.


 이번 여행에 동행한 친구는 소갈비 짬뽕(15,000원)을 주문했다.
제주도의 유명한 갈비짬뽕 맛집이었던 하루방 짬뽕의 갈비짬뽕처럼 뼈가 있는 갈비를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고 갈빗살만 듬뿍 제공된다.
신미가의 소갈비짬뽕은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한 입만~을 시도하려다가 말았다. ^^;


 내가 주문한 냉짬뽕(14,000원)이 나왔다.
새싹채소까지 듬뿍 올려져 보기에도 더 푸짐해 보였다.


 새싹채소를 치워 내니 그 알래 볶음고기와 야채, 목이버섯 도 푸짐하다.


 다들 주문한 음식이 나오니 손놀림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
어제 늦게까지 술자리를 해서 그런지 전부 짬뽕을 주문했다.


 신미가 짬뽕의 냉짬뽕 맛은 놀라웠다.
다른 중식당에서 냉짬뽕을 많이 먹어 봤는데 사실 매운 냉우동이나 밀면 같은 느낌이었는데 신미가 짬뽕의 냉짬뽕은 짬뽕의 풍미를 그대로 냉짬뽕에 담았다.
 짬뽕 국물을 얼려서 슬러시와 얼음 알갱이의 중간 형태인데 미차 이탈리아의 그라니타(granita)가 같다. 이탈리아 여행을 가서 그라니타를 처음 맛본 로마 판테온 인근의 유명 카페 타짜도르의 그라니타 디 카페 콘파냐가 생각날 정도이다. 
 그 정도로 밀도가 높은 짬뽕 얼음 육수를 그라니타처럼 잘 만들었다. 


 내가 식당 주방장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는 바로 빈 그릇이다. 건더기도 안 남기고 육수도 거의 다 먹었다.
소싯적 이태원의 유명한 일본 라멘집인 81야에서 92번째로 점보라멘도 성공했던 나였다. ^^;
 맛있는 음식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깨끗하게 비우는데 신미가의 냉짬뽕은 내 입 맛에 잘 맞았고 지금까지 먹어본 냉짬뽕 중에서는 최고였다.
 냉짬뽕을 이 정도로 만든 것을 보면 다른 짬뽕을 안 먹어 봐도 맛있을 거 같다.


 치솟는 물가와 관광지 물가를 생각해도 신미가의 메뉴 가격은 심리적인 진입 장벽을 만들 수 있어 근처에 살아도 자주 오기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제주에서 2년 동안 살다 온 후 강원도 여행을 하고 싶어서 최근 2년 동안은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제 충청도와 전라도 쪽도 시간 날 때 여행을 다녀 보고 싶어졌다.
 나중에 계룡산 동학사에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미가 냉짬뽕은 다시 생각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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