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행, 맛집

가을에 한라산을 가야 하는 이유.(feat. 백록담)

타고르 2022. 9. 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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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개국의 여행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만들었던 이 블로그는 코로나19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면서 국내여행과 맛집을 포함하게 되었는데 하는 일이 바뀌다 보니 국내여행도 적극적으로 다니지 못하고 있다. ㅠㅠ
2017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약 2년 간 제주살이를 했는데 말이 제주살이지 나는 그냥 여행자 신분이었던 것 같다.
 이미 제주에 관련해서는 다른 블로그를 운영해서 이곳에 올리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고 제주를 포함한 국내 여행은 조금 다른 포맷으로 올리게 되었다.
 제주도 여행과 관련해서 첫번째로 올리는 것은 한라산이다.

 제주도에 살기 전부터 나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았다. 
체형과 체질 상 땀을 많이 흘리는 데 등산을 하면 거의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려서 등산을 싫어했다.
그럼에도 제주도에서 2년 동안 살면서 제주에 여행 온 친한 동생 손에 이끌려 한라산 영실코스를 한 번 다녀왔고, 제주살이를 끝낼 결심을 하고 미련을 남기지 않을 생각으로 한라산을 다시 찾았었다.
 제목에서 가을에 한라산을 가야 한다고 했는데 그 첫 번째 이유는 가을에는 한반도 북쪽 고기압 세력이 확장되면서 맑은 날이 많아서이다.
 지금은 한라산 탐방 자체가 예약제로 바뀌어서 날씨가 복불복이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이런 날씨라면 그날은 한라산을 등반하기 최고의 날이다.


 청정 제주를 생각하고 언제 가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주도는 흐린 날이 훨씬 더 많고 고기압 세력이 약하면 중국에서 제주도 쪽으로만 미세먼지가 내려오는 날도 있다. ㅡ,.ㅡ;
 맑은 가을날에 한라산에 올라가면 보이는 풍경 자체가 확 트여서 제주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한라산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성판악과 관음사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성판악 코스를 많이 선택한다.
 거리는 성판악 코스가 관음사 코스보다 약 800미터 더 길지만 시간은 더 짧은 만큼 코스가 조금 쉽다는 건데 큰 의미는 없다. ^^;
한라산은 산세가 험한 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힘든 코스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라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
적어도 12시 30분까지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출발하지 못하면 정상에 올라 갈 수 없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오전 5시 30분부터 올라갔고 오전 7시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평소에 걷기 운동이라도 하고 페이스 유지만 잘한다면 해발 1,400미터를 지나기 전까지는 크게 어려운 코스는 없다.
해발 1,400미터를 지나고 나서야 한라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한라산 정상이 보이면서 조금씩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진달래밭 대피소가 있었다.
화장실은 대피소에만 있으니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이 좋다.
한라산 탐방로에 있는 대피소에는 매점 비슷한 것도 없으니 물과 간식은 등산 전에 미리 챙겨야 한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한라산 정상까지 2.3km 1시간 30분을 남겨 놨다고 한다.
한라산 등산을 늦게 시작한 사람들은 진달래밭 대피소에 12시 30분까지 도착하지 못하면 포기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10시 40분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출발을 해서 시간은 넉넉했다.


 해발 1,700미터까지도 페이스 조절만 잘하면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나무와 땅만 보고 올라가야 했던 지루했던 한라산 성판악 코스도 1,700미터부터 등 뒤로 멋진 제주도 동쪽 풍경이 펼쳐진다. 힘들 때 잠시 잠시 뒤쪽 풍경을 보면 더 빨리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한라산 정상까지 탐방로에는 가리는 나무 없이 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때부터 조금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고지가 바로 앞이다.

 

 

12시쯤에 한라산 정상에 올라왔고 이때부터 백록담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힘든 것이 없었다.


 가을에 한라산에 올라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이 고인 백록담을 볼 수 있어서 이다.


 가을장마와 가을 태풍이 한라산 정상에 많은 비를 내리고 가는 경우가 많아 백록담이 만수에 이루는 경우가 많다.
백록담의 물은 보통 만수에 이르고 20일 3주 정도면 물이 빠지게 되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맑은 날 한라산 정상에 오르는 것도 운이 좋아야 하지만 백록담을 보는 것도 운이 있어야 한다.
내가 한라산에 오르기 전에 비가 많이 왔는데 바로 일주일 전에 또 한차례 비를 몰고 온 태풍 때문에 백록담에 고인 물을 볼 수 있었다.
한없이 맑고 투명한 하늘 아래 한라산 정상에서 본 백록담의 진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내 여행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다.


 한라산 백록담을 담은 동영상

 

한라산 정상에서 동쪽을 바로 보니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 지미오름 등이 보였다.


한라산 정상의 북쪽으로 관음상 탐방로 쪽으로 제주시와 조천, 함덕 해수욕장, 월정리 등이 한눈에 보였다.


 날씨가 좋아서 멀리 추자도는 물론 남해 전라도 섬들도 보였다.


한라산 정상에 담은 제주 북동부 풍경 동영상




 한라산 정상에서 백록담을 등지고 오른쪽으로는 서귀포시와 범섬, 문섬, 밤섬, 강정항이 보였다.


 한라산 정상에서 김밥도 먹고 휴식을 취했지만 사진을 찍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오후 1시쯤 하산을 시작했다.
역시나 준비 안된 몸뚱이는 여기저기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무릎 뒤쪽이 댕기고 아퍼서 무릎 보호대와 등산스틱의 도움을 받고 하산을 했다.
오후 5시 30분이 되어서야 성판악 입구에 도착했고 힘들게 다녀온 만큼 한라산 등정 인증서도 발급받았다. ^^;
 한라산은 개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코스 자체가 아주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왕복 8~9시간의 코스로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한다. 그래서 한라산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다리에 피로가 누적되어서 인지 더 힘들었다. ㅠㅠ
 맑은 가을 날씨에 백록담의 만수 된 절경도 볼 수 있고 제주도 주변 풍경을 보기에도 적기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10월까지 태풍이나 한라산 정상에 호우가 내리는 날이 있으니 계획을 잘 세우면 한라산 최고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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