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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평양냉면 맛집 평래옥에서 처음 맛 본 초계탕

타고르 2024. 7. 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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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면을 아주 좋아하지만 나는 아직 평양냉면의 깊은 맛을 알지 못한다.
서울에서 을지면옥이나 능라도 등 평양냉면 맛집은 물론 해외여행을 하면서 많은 북한식당에서 평양냉면을 시도해봤지만 아직 맛있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다. 내가 맛있다고 느끼지 못했기에 블로그에 능라도나 을지면옥에 대한 후기를 올리지 않았다. ㅡ,.ㅡ;
 30년 가까이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친한 형 내외가 회현동에 살고 있어서 자주 보고 함께 술을 마신다.
 지난 주말에는 2024년 장마 시작이라는 핑계로 만나서 식사와 술을 하기로 했다. ^^;
 오랜만에 명동까지 올라가서 친한 형의 추천으로 초계탕을 먹으러 찾아 간 곳이 평래옥이다.


 한참 청춘일때 만나 이제 중년인 우리는 체력이 안되어서 일찍 만나서 일찍 헤어지는데 오후 4시 10분에 평래옥의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서 맞은편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다.
평래옥의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15시 30분부터~ 17시까지다.
평래옥에 오기전에 보내준 링크로 후기도 읽어 봤는데 브레이크 타임 시간은 보지 못했다.
 겨우 50분 정도만 기다리면 되었는데 맞은편 스타벅스에서 기다리면서 봤는데 주변에 사람도 없었는데 17시가 땡 하자마자 사람들이 나타나서 들어가기 시작한다. 여유 부리던 우리도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서둘러 먹던 커피잔을 정리하고 평래옥으로 갔다.
 평래옥이 평양냉면 입문자를 위한 맛집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초계탕을 먹으러 온 거라 힘을 빼고 편하게 즐기기로 했다. ^^;


 겨우 5분도 안되어서 평래옥 1층 안쪽 홀과 2층 창가자리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평양냉면 맛집 중 하나라 피크 타임에는 대기도 있는 곳이라고 한다. 
 1, 2층으로 된 식당 홀에는 테이블이 꽤 많았다.


 평양냉면은 14,000원이고 육개장과 장국밥은 11,000원이다.
초계국수는 다른 곳에서 봤는데 처음 맛보는 초계탕을 판다고 해서 왔는데 초계탕은 2인 기준 34,000원이다.
 초계탕과 빈대떡, 평양손만두 3개를 주문 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육수가 먼저 제공이 된다.
어떤 곳은 면을 삶은 면수를 섞어서 평양냉면 특유의 행주 짠물 같은 향이 나는데 평래옥은 진한 육수 맛과 향이 강해서 좋았다.


 냉면에 들어가는 듯한 얇은 쌈무깍두기 같은 것과 닭무침이 무료로 제공이 된다.
초계탕에 들어가는 닭가슴살 같은 것이 매운 양념과 함께 닭무침이 제공이 되는데 뭔가 아는 맛 같은데 맛있다. @0@
 닭무침은 추가 무료 제공은 안돼서 계속 먹고 싶으면 한 접시나 반 접시 등 추가 주문을 해야 한다.


 다른 곳에서 초계국수는 먹어봤는데 초계탕은 평래옥에서 처음이다.
일원동의 닭곰탕 칼국수로 유명한 서평기사식당에서 여름에 초계국수를 제공하는데 해마다 먹으러 갈 정도로 좋아한다.
 평양냉면 맛집으로 유명한 평래옥에서 파는 초계탕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투명한 수박화채 그릇 같은 보울에 담겨 나왔다.
 이미 청춘이 아니어서 양이 많이 줄은 중년의 삼인방은 일단 초계탕 양에 놀랐다.
그리고, 초계탕이라는 이름 때문에 어복쟁반처럼 닭고기 베이스의 따뜻한 탕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면사리가 듬뿍 들어간 차가운 음식이다.


 초계탕과 초계국수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했다.
초계탕이 원래 평안도와 함경도에서 유래한 냉채에 가까운 닭요리인데 식초와 닭이 들어가서 초계탕이라고 한다.
초계탕에 국수를 말아서 먹는 것이 초계국수인데 평래옥에서는 초계탕에 기본적으로 메밀국수가 들어가 있다.
 냉면이 소고기로 만드는 음식이라면 초계탕은 닭고기로 만드는 것이라서 베이스가 되는 육수의 차이만 있다.
굳이 차이점을 더 든다면 초계탕에는 양배추와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다.


 수년 전까지 한식당을 운영했던 친한 형이 집게와 국자로 첫 배분을 했다.


 처음 맛보는 초계탕인데 사실 초계국수와 맛의 차이는 크게 없다.
만드는 식당마다 레시피가 다를 뿐이지만 이렇게 양배추가 채소가 듬뿍 들어간 초계탕은 처음이다.


 처음에 면만 먼저 먹었을 때는 평양냉면 같이 조금 심심한 맛이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역시 평양냉면 맛집답게 심심한 건가? 라고 생각을 했다. ^^;


 채소와 찢어 놓은 닭고기 등과 함께 먹으니 식초와 겨자 맛이 나면서 심심하지 않았다.
특히 먹으면 먹을수록 겨자향을 느낄 수 있어서 따로 겨자를 추가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맛있었다.
 닭고기는 가슴살 부분은 괜찮았는데 다리살 부위인지는 말려서 인지 질긴 느낌이 들었다.
 이날 잇몸이 부어서 딱딱한 것을 잘 못 씹어서 더 그렇게 느낀 거 일 수도 있지만 쫄깃한 식감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호불호가 나뉠 거 같다.


평양손만두는 3개(6,000원)와 6개(11,000원)의 금액이 다른데 맛만 보자고 3개짜리를 주문했다.


 조금 만두피가 두꺼워서 쫄깃한 식감도 있는데 안에 만두소는 두부가 많이 들어가서 담백하고 맛이 있다.
집에서 만드는 만두가 이런 레시피인데 경상도 대구 출신인 어머니가 서울 살면서 다른 분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마치 집에서 만든 만두 맛 같다. 


 녹두지짐이라는 빈대떡은 두 장이 한 접시에 4등분 되어서 나온다.
녹두지짐도 한 장만 주문이 가능한데 한 장(8,000원) 두 장(15,000원)이다.


살짝 바삭한 부분도 있고 두께도 적당한 게 담백하고 맛있어서 술 안주하기에 좋았다.


 친한 형의 추천으로 가본 평래옥에서 맛본 초계탕은 성공적이다.
나만 몰랐지 대기도 많고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평양냉면 맛집 중 하나라고 한다. ^^;
무엇보다 심심한 평양냉면의 트라우마와 달리 식초와 겨자가 들어가서 시원하게 맛있다.
 평래옥도 음식자체가 자극적이지는 않아서 술과 함께 마실 때 안주는 닭무침이나 녹두지짐이 더 나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닭무침이나 녹두지짐 등은 안주를 할 수 있게 조금씩 주문도 가능한 것 같다.
 평래옥을 추천해 준 형이 평양냉면 초심자들이 입문하기 좋은 평양냉면 맛집을 몇 군데 소개해줬는데 그중에 평래옥도 포함된다.
 파리에 사는 친구가 냉면을 무척 좋아해서 한국 들어오면 1일 2 냉면을 하는 날도 있을 정도인데 그 친구가 한국에 들어오면 평래옥에 함께 오고 싶어졌다.
 나중에 평래옥에 다시 와서 평양냉면도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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