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아서 산 정상까지 올라간 산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게 등산을 좋아 하지 않지만 서울의 북한산과 관악산은 2번 이상 다녀왔고 지리산 천왕봉과 멀리 스위스 융프라우는 산악열차를 타고 다녀왔다. ^^;
그렇게 등산을 좋아 하지 않지만 제주도에 2년 간 살면서 한라산은 2번 올라 간 적이 있어 앞서 한라산에서 백록담을 본 내용을 포스팅했다.
2022.09.12 - [대한민국 여행 맛집] - 가을에 한라산을 가야 하는 이유.(feat. 백록담)
한라산 백록담을 보기 전에 지인 손에 끌려 영실코스를 다녀온 적이 있다.
제주 여행을 좋아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한라산 산행을 포함시키는데 친한 동생은 계절마다 한라산을 즐기곤 했다.
한라산 영실코스는 전혀 올라가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친한 동생의 꼬임에 넘어가 함께 다녀온 적이 있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다녀왔을 때 오전에는 일정이 있어서 막 점심시간이 무렵에 만나 점심을 먹고 영실코스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은 많은 차들로 가득했다. 그래도, 성판악 코스에 비하면 주차장은 여유 있는 편이었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가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는 입산 시간을 제한하는 반명 영실 코스는 짧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오후 2시가 다되어서도 올라갈 수 있었다.
물론 우리처럼 늦게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아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많았다.
영실 코스는 입구가 해발 1,280미터여서 조금만 올라가면 될 것 같아서 왠지 개이득 같은 느낌이다. ^^;
한라산은 성판악 코스와 영실 코스만 다녀와서 비교하긴 그렇지만 영실 코스는 짧아서 초심자도 쉽게 등산할 수 있고 성판악 코스에 비해 초반에 계곡이나 볼거리도 많아 덜 지루해서 좋다.
계단이 시작되면 영실 코스가 조금 힘들어지는데 자기 페이스에 맞게 쉬엄쉬엄 올라가면 된다.
영실코스 등산 내내 영실암을 볼 수 있어 왜 코스 이름이 영실코스인지 알게 되었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오르다 힘들면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오면 서귀포와 산방산 등 제주도 남서쪽 풍경을 볼 수 있다.
성판악 코스에서는 제주 동쪽과 북쪽, 백록담에서 남동쪽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제주 남서쪽은 영실 코스에서만 볼 수 있다.
영실코스 해발 1,500미터 정도 올라갔을 때 조금 힘들다고 느껴진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아서 내가 더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함께 간 동생 녀석이 한동안 운동 부족인지 뒤쳐져서 올라왔다.
사람들이 많이 쉬어 가는 곳에서 쉬면서 동생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전날까지 비가 오고 흐렸었는데 다행히 이 날은 날씨가 좋았다.
그러고 보니 두 번의 한라산 산행을 했는데 운이 좋아 두 번 다 날씨가 좋았다.
영실코스를 오르다 보면 여러 기암들이 많은데 제주 설문대 할망 설화에 나오는 설문대 할망의 자식이 오백장군이 돌이 되었다고 한다. 제주도의 창조신인 설문대 할망이 오백명의 자식들을 먹이기 위해 큰 솥에 국을 끓이다가 실수도 솥에 빠졌는데 자기 어머니가 솥에 빠졌는지 모르고 오백명의 아들들이 집에 돌아와서 국을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뒤늦게 자신들이 어머니를 먹은 것을 알고 슬퍼하며 한라산의 돌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제주를 알아 가는 재미가 있다.
윗세오름이 보이면 이제 힘든 코스는 끝나고 능선을 따라 편한 길이 시작된다.
윗세오름 가기 전에 있는 웃세족은오름 전망대는 제주 복쪽과 서쪽, 남서쪽 풍경을 보기 좋은 곳이다.
웃세족은오름 전망대에서 내려와 계속 윗세오름으로 이동해서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다.
윗세오름 대피소에는 해발 1,700미터의 비석이 세워져 있어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는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백록담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있었는데 산림과 자연보호를 위해 20년 동안 안식년을 갖게 되었다.
대피소에서 쉬고 있다가 직원분이 오후 4시 전에는 하산을 해야 된다고 해서 시계를 보니 거의 4시가 다 되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대피소에 우리 밖에 없어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능선을 따라 올라왔던데 영실 코스를 따라 하산을 하는데 풀숲의 움직임을 보니 노루가 보인다.
한라산 노루 쉼터라는 이름답게 어렵지 않게 노루를 볼 수 있었다.
워낙에 등산객들을 많이 봐서 그런 건지 노루들도 멀리서 우리를 쳐다 보고 경계하거나 도망가지는 않았다.
한라산 영실코스를 다녀오고 힘들어했던 동생에게 보상으로 한라산 소주에 제주 흑돼지를 사줬다.
서울에서 먹을 수 있지만 역시나 한라산 소주와 흑돼지는 제주에서 먹어야 더 맛있다. ^^;
한라산 소주가 1950년 한일소주로 시작했는데 놀랍게도 한라산 정상의 높이가 1,950미터이다.
한라산 소주는 한라산이라는 이름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한라산 영실코스는 짧지만 매력적인 코스로 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등산 초심자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등산을 하면서 성판악코스나 관음사 코스에서 볼 수 없는 제주 서쪽과 서귀포 남서쪽을 볼 수 있고 코스 자체가 지루하지 않아서 제주 여행을 한다면 한 번쯤 다녀오면 좋은 코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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