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여행의 기록을 남기면서 시작한 여행 블로그인데 코로나19 국외 여행을 떠나지 못하면서 여행 관련 콘텐츠는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ㅠㅠ
지난 여행 사진과 내용을 편집해서 올릴까? 아니면 제주살이 2년 동안 쌓아온 제주 여행 콘텐츠를 올려 볼까도 고민하다가 뒤늦게 이제야 국내 여행 콘텐츠를 올려 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1993년에 안양시 평촌신도시로 이사를 왔고 공부를 못해서 수원 쪽으로 대학을 다녔다. ^^;
매번 버스를 타고 통학 하면서 수원 화서문과 장안문을 지나갔고 졸업 후에 수원 쪽을 차로 지나가면서는 창룡문이나 팔달문을 지나쳐왔다. 수십 년 동안 워낙 익숙하게 보던 풍경이어서 따로 여행을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요즘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노출되면서 수원화성이 아주 핫해졌다. 최근에 즐겁게 봤던 드라마 '그해 우리는' 도 수원화성이 배경으로 나오면서 반갑기도 하고 뒤늦게 여행을 해볼 결심을 하게 됐다.
평일에 쉬는 날 아침밥을 먹고 수원 화성을 여행할 생각을 하고 씻고 집을 나섰다.
한번에 가는 버스가 시간대가 안 맞아서 중간에 의왕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장안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려 장안문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수십 년 만에 수원 화성 여행이 시작됐다.
수원 화성은 내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동서남북 4개 문만 있었던 거 같은데 외벽도 복원되고 성벽도 복원되어 수원 화성이 하나의 큰 문화역사공원처럼 조성되었다.
장안문쪽에서는 워낙 맛집도 많아서 수원 사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자주 보긴 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제주살이도 하고 서울 쪽에 있으면서 찾으니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본격적인 수원 화성 여행 전에 근처에서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다른 맛집을 찾아볼까 했지만 예전에 자주 가봤던 보영만두를 오랜만에 찾았다.
수십 년 전에 수원 토박이 친구가 추천 해준 맛집으로 예전에 맛집에 먹은 기억이 있다.
지금은 가맹사업을 해서 전국 곳곳에서 먹을 수 있는데 평촌에서 가맹점이 있다가 없어졌고 만두의 성지? 인 대구에서도 본 적이 있다.
바로 옆집에 있는 보용만두와 보영만두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원 토박이 친구를 통해 원조집이 어느 곳인지 알게 되었는데 예전에도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곳은 보영만두여서 친구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맛집의 옆집에도 두 가게가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예전에 둘 다 먹어본 맛의 기억은 보영만두가 훨씬 맛있었다.
가장 최근에 보영만두 본점에 온 것이 2013년이었는데 홀이 ㄱ 자형으로 더욱 확장되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많았지만 다행히 대기는 하지 않아도 되었고 혼자 왔는데도 직원들의 싫은 내색 없이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기본 단무지와 다시 국물, 간장 종지가 먼저 자리에 세팅이 되었다.
오늘은 중간 맛 매운 쫄면과 고기만두인 찐만두를 주문을 했다.
원래는 군만두와 쫄면이 정석인데 찐만두가 먹고 싶었다. ^^;
고기만두 찐만두가 먼저 나왔는데 접시에 뒤집혀서 나왔다.
아마도 찜기에서 바로 접시에 뒤집어서 올려서 이렇게 나온 듯싶다.
주문한 중간 맛 매운 쫄면도 나왔다.
예전에 순한 맛인 보통 맛을 먹고 갸우뚱했는데 내 입에는 살짝 매웠지만 중간 맛이 더 맛있었다.
쫄면을 먼저 먹다가 뒤늦게 고기만두를 집어서 먹어 본다.
정말 고기로 속을 꽉 채운 고기만두다.
마치 샤오롱 바오처럼 육즙이 나오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다.
오랜만에 보영만두를 먹으니 맛은 있는데 뭔가 예전에 추억했던 극찬 할 만한 맛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맹사업을 하면서 맛이 변한 건지 이후에 더 많은 만두 맛집을 다녀서 인지 뭐랄까 동네 맛있는 만두집 같은 느낌?
추억 속 기억과 달리 멀리서 일부러 찾아가 정도는 아닌 거 같고 그냥 수원 화성에 왔거나 근처에 있으면 가볼 만한 정도라 생각되어서 따로 맛집 콘텐츠로 올리지는 않고 이번 수원 화성 여행 편의 일부로 포함시켰다.
배도 채웠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원 화성을 여행을 시작했다.
보영만두 본점 바로 앞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통해 북문인 장안문부터 수원 화성 여행을 시작했다.
외부 성문을 넘으니 예전에 자주 봤던 장안문이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정보를 주는 안내문이 있는데 수원 화성은 1950년 6.25 전쟁으로 상당 부분 소실되었지만 설계도가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이 가능했다고 한다. 일부 구조물은 시멘트로 현대에 복원되었는데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곳 곳에 시멘트로 복원한 곳이 많이 있으니... ^^;
장안문 외성 벽 위로 직접 걸을 수도 있었고 장안문 내부도 개방되어 있어 좋았다.
장안문부터 성벽길을 따라 화서문쪽으로 이동을 했다.
성은 요새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서 수원 화성 곳곳에 화포도 설치되어 복원이 되어 있다.
수원 화성의 서쪽문인 화서문에 도착했다.
북문인 장안문에 비해 화서문은 규모가 작은 것 같다.
화서문에서 팔달산으로 올라가는 길
코로나19로 2년 넘게 제대로 운동을 안 했더니 저질 체력을 실감했다.
예전 같으면 가뿐하게 올라갔을 길인데 헉헉 거리면서 조금 힘들었다. ㅠㅠ
팔달산 서장대까지 겨우 해발 145m인데 저질 체력이 되어 버려서 너무 힘들었다. ㅠㅠ
팔달산 서장대 근처에 북극점을 비롯 세계 주요 도시의 방향과 거리가 표시되어 있는 이정표가 있다.
팔달산 서장대는 높지는 않지만 수원 원도심의 한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수원 곳곳을 전망하기 좋았다.
서장대에서 파노라마 대신에 짐벌로 촬영한 수원 시내 전망 동영상 1
서장대에서 파노라마 대신에 짐벌로 촬영한 수원 시내 전망 동영상 2
팔달산 서장대에서 수원 원도심을 전망을 구경하고 잠시 쉬다가 다시 올라왔던 길을 따라 장안문쪽으로 내려갔다.
화서문과 장안문을 지나 계속 성벽 산책길을 따라 창룡문까지 쉬지 않고 도착했다.
제법 거리가 된 것 같은데 내 손목의 애플워치에서는 4킬로를 45분 만에 도착했다는 알림을 띄워주기도 했다.
팔달산 서장에서 창룡문까지 쉬지 않고 성벽길을 따라온 것을 타임랩스로 담아 봤다.
한참을 걸었는데 타임랩스라 동영상은 30여 초 밖에 안된다. ^^;
창룡문 근처에는 좀 더 수원화성을 즐길만한 액티비티가 많았다.
예전에도 수원을 지나면서 기구가 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코로나19로 운행을 안 하나 했는데 수원 화성을 다녀오고 며칠 뒤에 보니 기구가 띄워진 것을 보니 탑승객이 있으면 띄우는 것 같다.
국궁장도 있고 국궁을 체험(유료) 할 수도 있다.
앞쪽의 과녁은 국궁 유료체험이나 초보자들이 사용하는 것 같다.
혼자 여행이라 다른 액티비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는데 버건디 레드 느낌의 화성어차는 타보고 싶었다.
평일인데도 이용객이 많았는지 수원 화성을 탐방하는 동안에 화성어차는 종 종 운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갔을 때도 너무 넓어서 돌아가는 길에는 비슷한 투어 버스를 타본 적이 있다. ^^;
화성어차 정류장이 있는 곳에 관광안내소와 카페, 편의점이 있는데 이곳에서 음료수와 수원 화성을 기념할 만한 마그넷을 구입했다.
원래 국내 마그넷은 모으지 않았는데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 것도 모으게 되었다.
바로 근처의 동장대 마루에 앉아서 음료수도 마시고 잠시 쉬어 갔는데 생각보다 동장대에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조용하게 쉬어가기 좋았다.
수원 화성의 성벽 산책로를 걷다 보니 치앙마이, 만달레이, 톨레도, 교토를 여행 했을때의 추억이 오버랩이 됐다.
창룡문에서 동장대를 지나 이번에는 성 외곽 길을 따라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성 외곽길로 가니 올 때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동북각루와 용연 연못이 그림처럼 눈에 들어왔다.
서울에 벚꽃이 필 무렵이어서 좀 더 꽃길을 기대했는데 수원은 벚꽃이 서울보다 늦었다.
봄 꽃은 많이 피지 않았지만 평일임에도 용연 주변으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북각루에서 화룡문을 지나는데 화룡문 아래로 개천이 흐른다.
여기가 수원 원도심답게 개천의 이름은 수원천이었다.
광교산부터 시작된 수원천은 원도심을 따라 흐르다가 세류역까지 흐르는 것 같다.
화룡문에서 원도심을 가로질러 마지막 수원 화성문인 팔달문 쪽으로 향했다.
지나가다 괜찮아 보이는 베트남 식당을 발견했는데 왠지 맛집일 거 같은데 그때 다녀오지 못한 게 조금 후회된다.
팔달산 서장대에서 수원 원도심을 볼 때 넓은 광장이 있는 곳을 발견했는데 행궁동에 있는 수원 행궁이다.
여기서는 한옥박물관과 함께 수원 화성행궁 관련 행사와 각종 수원시 행사가 진행되는 것 같다.
수원은 옛 한양도성을 여러 면에서 닮았다.
그래서, 동네 이름도 비슷한 곳이 많은데 수원 원도심의 옛 번화가인 남문인 팔달문의 주변으로 명동이나 종로가 있다.
팔달문을 가는 길에 서울의 종각처럼 큰 종이 있는 곳이 수원 종로이다.
드디어 수원 화성의 마지막 코스인 팔달문에 도착했다.
수원 화성에서도 남문인 팔달문은 규모면에서도 가장 큰 느낌이었고 서울의 남대문을 닮았다.
예전에 대학 친구들과 놀러 갔을 때는 덩그러니 팔달문만 있었던 거 같은데 오랜만에 와보니 외성벽문이 복원된 것 같다.
수원 팔달문 주변은 수원 원도심의 가장 큰 번화가였다.
지금은 영통이나 광교에 밀려 예전 같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원도심인 남문에서 영화도 보고 나이트클럽도 다녔었다.(아앗! 나이가 들어나는 건가? ^^;)
어딜 가나 전통시장이나 재래시장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바로 팔달문 옆에 있는 팔달문시장으로 들어가서 시장을 둘러봤다.
코로나19의 여파인지 한낮의 오후 시간대라 한산해서 재래시장에서의 활력은 느낄 수 없었다.
지동시장까지 가는 것은 포기하고 수원천 건너편에서 입구만 사진에 담았다.
남문시장 근처 공중화장실 앞에는 엽전 소원나무라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
하루 반나절? 정도의 수원 화성 여행도 끝나간다.
수원 화성의 진정한 마지막 코스는 역시 먹거리다.
영화 잠복수사로 유명한 갈비 치킨이 탄생한 수원통닭거리가 바로 남문시장 근처에 있었다.
수원 통닭거리에 도착해서 보니 각종 TV 프로그램이나 언론에는 남문통닭이 유명한 거 같은데 리뷰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수원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친구 얘기로는 보통 용성치킨이나 진미통닭을 많이 이용한다고 들었다.
후보지 중 하나였던 용성치킨은 그날이 휴무일이었고 건물 거의 독채를 쓰고 있는 진미통닭으로 정했다.
넓은 홀에는 아직 저녁까지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여기서 혼닭에 생맥주를 한 잔 할까 하다가 포장을 선택했다.
피크타임에는 워낙에 포장 손님도 많은지 포장 전용 키오스크가 따로 있었다.
직원들도 포장한다고 하니 키오스크로 안내를 했다.
포장할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하니 내 대기 순번표가 나왔다.
바쁘게 움직이는 주방을 보며 내가 주문한 메뉴를 기다렸는데 한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후라이드, 양념 반반을 주문하고 식기 전에 먹기 위해서 수원 남문에서 평촌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27개국을 여행하며 외국에서도 택시를 많이 이용했지만 우리나라 택시비는 정말 싼 것 같다. ^^;
집에 도착해서 가족들과 함께 먹기 위해 포장을 풀어 헤치니 양념통닭은 종이 상자에 포장되어 있고 후라이드는 그냥 종이봉투에 담겨 있다.
뭐지 레트로 콘셉트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이랬던 걸까?
약간 식었지만 양념치킨은 맛이 있었다.
홀에서 바로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지 모르지만 동네 치킨집보다 더 맛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후라이드도 맛은 괜찮았고 서비스로 닭똥집 치킨을 넣어 주는 것도 좋은데 똥집은 쫄깃함을 넘어서 좀 많이 딱딱했다.
기대치가 높았는지 모르지만 와~ 이 집 대박이라고 인정할 만한 맛은 아니어서 나중에 또 생각난다거나 일부러 찾아가서 먹고 싶다고 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남문 주변에 있다가 친구들이나 지인을 만나 치맥을 하러 가게 된다면 모를까? 안양 사는 내가 치킨 때문에 일부러 찾진 않을 것 같다.
결국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 걸로 끝난 반나절 동안의 수원 화성 여행이 끝났다.
반나절 동안 시간에 쫓기듯이 여행을 계획 한 것은 아니었는데 서장대에서 창룡문까지 타임랩스를 촬영한다고 오버 페이스를 해서 체력이 방전 되어 화성 행궁이나 다른 곳을 더 둘러 보지 못했고 좀 더 여유있게 찾아보면 더 맛있는 맛집이나 괜찮은 카페도 많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음에는 수원 화성의 더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해보고 더 괜찮은 주변 맛집을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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