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자동으로 이사한 친구 덕분에 오랜만에 정자동을 찾았다.
한때 정자동 카페거리로 부흥기를 걷다가 상권이 많이 죽었었다는 신문 보도를 봤는데 네이버와 두산 그룹 때문인지 최근에 제2의 부흥기가 온듯하다.
슬쩍 들러 봐도 외국에 온듯한 느낌의 다양한 식당들이 많이 있었는데 마침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어서 친구가 추천 해준 가게로 믿고 갔다.
최근의 정자동에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의 익스테리어를 보고 잉? 뭐지 했는데 터줏대감처럼 예전부터 자리 잡은 오래된 중식당이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한 느낌으로 옛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곳이다.
마치 정자동에서 명희원만 시간을 역행하고 응답하라 1988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중식당 같다.
사진만 보면 정말 오래된 동네 중식당 같지만 바로 위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고 바로 옆 가게와도 전혀 다른 분위기이다.
내부 인테리어도 얼핏보면 오래된 동네 중식당 같지만 테이블이나 의자는 깔끔하고 옆 테이블과의 파티션도 잘 나눠져 있다.
무엇보다 주방 위에 가훈으로 붙여 놓은 기교보다 기본이다 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메뉴는 많지 않고 화이트 보드에 정리되어 있다.
탕수육과 간짜장을 주문 했는데 역시나 요리인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부먹 찍먹의 논란이 있겠지만 이곳은 부먹으로 미리 소스가 뿌려져서 나온다.
두툼한 고기가 마음에 들었던 탕수육
가게는 레트로한 스타일인데 요리까지 레트로 하지는 않다.
모양부터 명희원만의 개성이 잡힌 탕수육이다.
탕수육을 한 입 먹어 보고 놀랐다.
와! 이거 돈까스 아니야? 친구와 똑같은 얘기를 내뱉었다.
겉바속촉을 넘어서서 부드러운 돼지 등심이 씹히는 탕수육이다.
튀김옷을 많이 입힌 동네 중국집들도 많은데 얇게 입힌 튀김옷 속에 꽉 찬 등심이 잡내 없이 맛있었다.
친구는 저녁을 먹고 와서 따로 식사를 주문하는 대신 소주를 택했고 나는 간짜장을 선택했다.
화룡정점처럼 메추리알 하나가 올려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게 없어 보이는 짜장면이었는데....
명희원 간짜장은 간짜장이라는 의미 답게 국물이 적은 간짜장이었다.
다른 곳의 간짜장은 국물이 적어도 특유의 기름기 때문에 기름범벅의 간짜장인 곳도 많은데 그에 비하면 굉장히 드라이하다.
짜장면 면발도 탄력이 있고 생각보다 기름지지 않아 느끼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간도 적당해서 맛있게 먹었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미끌거리지 않는 간짜장의 식감이다.
내배 채우는 게 급했는지 아니면 뺏어 먹는 게 맛있어서 인지 짜장 소스로 숟가락을 가져 친구에게 조금 덜어 줄걸 하는 생각을 다 먹고 나서야 했다. ^^;
친구에게는 동네 중식당이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자주 오는 곳이라고 한다.
워낙에 자주 먹는 곳이서 자신 있게 추천을 하고 데리고 온 곳인데 덕분에 오랜만에 정자동에서 입이 즐거운 저녁이었다.
마치 1988년 시대로 돌아간 듯한 레트로 한 콘셉트의 중식당이지만 맛에 있어서는 기본을 지키는 맛집이다.
친구 덕에 요즘 정자동 맛집 투어를 시작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가서 짬뽕과 다른 요리를 먹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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