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서울역을 이용해도 식사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옛날부터 머리속에 역에 있는 식당은 비싸고 맛이 없다는 선입견 때문에 한 끼를 때우는 정도로 햄버거 같은 실패 확률이 적은 안전한 패스트푸드 메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
친구가 외국인인 와이프와 처가 식구들과 함께 일주일간의 짧은 서울 여행을 왔던 주말 어느 날은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오전에 경복궁 구경을 하고 점심으로 서촌 돌밭메밀밫에서 메밀칼국수를 먹었는데 한국인도 호불호가 심하게 나뉠 거 같은 심심한 맛이어서 반응이 무척 안 좋았다. 그때부터 한식을 고집하기보다는 저녁 메뉴는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추천해주려고 했다.
비가 와서 친구 숙소에서 얼큰하게 낮술을 하고 저녁에 친구 와이프 처가 식구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을 했는데 서울역 롯데마트쪽에 있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했다.
저녁 8시를 넘긴 시간이어서 만나자 마자 저녁 식사 할 식당가로 이동을 했는데 바로 눈앞에 보이는 식당보다는 좀 찾아보자고 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일상정원의 샤브샤브가 있다고 해서 "샤브샤브?"하고 물어봤더니 다들 눈이 동그랗게 변하더니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비도 내리고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져서 따뜻한 국물이 있는 샤부샤부가 더 생각났을 거 같다.
일상정원 입구에 와서 대충 메뉴를 보고 저녁 메뉴로 선택을 했다.
일상정원은 서울역에서 보기 힘든 세련된 인테리어의 식당이다.
도심 속에 정원에 있는 느낌을 주려고 한 것인지 테이블 사이에 파티션이나 홀 중앙에 정원 연못 같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비오는 주말 저녁이어서 홀은 만석은 아니지만 창가나 벽 쪽으로는 손님들이 많았다.
7명이었던 우리는 벽 쪽에 4인 테이블 2개에 나눠서 자리를 잡았다.
메뉴가 따로 있어서 한눈에 메뉴를 보기 좋았다.
메뉴는 따로 있지만 주문은 테이블 오더로 해야 했다.
옆 테이블에 친구 처가 식구팀들도 언어를 영어로 바꿔서 어려움 없이 주문을 했다.
옆 테이블은 뭘 주문 했는지 모르지만 한국인만 앉은 우리 테이블은 미소 샤브샤브 한우1++ 3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에 주문한 메뉴가 제공 되었는데 샤브샤브 냄비는 2명이 한 개를 같이 쓰고 반찬과 소스는 일식처럼 정갈하게 담겨서 각 각 제공되었다.
소스는 땅콩 소스와 핫소스가 제공 되었다.
바로 샤브샤브 재료가 제공되었는데 일식처럼 개인 분량이 따로 제공되었다.
마블링도 좋고 색깔도 좋은 신선한 한우 1++이 제공되었다.
싸우지 않고 자기 고기만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
샤브샤브에 넣을 야채와 면사리도 정갈하게 따로 담겨서 제공되었다.
숙소에서 얼큰하게 낮술을 마시고 왔는데도 친구와 도쿠리 마쓰잔(8,000원)을 주문했다.
도쿠리 마쓰잔은 여기서 처음 주문해 봤는데 나중에 직원이 병째 사케를 들고 와서 잔이 넘치도록 따라 준다.
잔 받침으로 넘친 술이 거의 반 잔 정도 되는 것 같다. ^^;
술까지 주문한 모든 메뉴가 제공되었다.
야채는 한꺼번에 모두 넣어서 같이 먹고 고기는 각 자의 것을 먹었다.
살짝 데쳐 먹은 한우는 미소 베이스의 육수와 잘 어울렸고 맛있었다.
고기를 다 먹고 각 자 제공된 면 사리를 모두 넣고 그냥 쉐어 해서 함께 먹었다.
감칠맛이 나면서도 깔끔한 것이 맛있었고 먹고 나서도 뒷맛도 개운하고 속도 편해서 좋았다.
이 글을 쓰면서 나중에 알았는데 일상정원은 서울역과 센트럴시티, 코엑스까지 3개의 지점이 운영 중인 것 같다.
최근에는 샤브샤브 부페를 다녔는데 서울역에서 가본 일상정원은 가격은 샤브샤브 뷔페와 비슷하지만 음식도 정갈하게 나오고 맛도 있어서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가격이었다.
서울역에서는 항상 바쁘게 움직였는데 친구가 한국에 와서 오래간만에 괜찮은 식당을 발견하고 좋은 저녁을 보낸 것 같다.
일상정원은 서울역 근처에 있다면 식사 시간에 다시 한번 생각이 날 것 같아 다음에는 소유나베나 솜사탕이 들어가는 구름 스키야키를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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