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에서 출발한 두번째 여행, 첫째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독수리 전망대
여행을 무척 좋아해서 2017년까지 26개국 170여개 도시를 여행을 다녔다.
나라는 아직 뚜렷하게 기억 할 수 있는데 도시는 170여개를 넘어간 순간 부터 머리속에서 카운트 하는 것을 놓쳐 버렸다.
어쩌면 이미 190개를 넘어섰을 수도 있고 200개를 넘어섰을 지도 모른다.
제주살이를 하기 직전은 2017년 말까지 계속 중복되는 나라만을 여행해서 26개국에 머물러 있었는데 지난 2019년 4월 말에 티웨이 항공에서 500원 특가 이벤트를 할 때 블라디보스톡 항공권을 구해서 대구에 사는 사촌 동생과 함께 다녀 왔다.
당시에 몸도 아프고 일정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서 나중에 취소수수료를 물더라도 예매를 했는데 다행히 출발전에 몸은 조금은 좋아졌고 특별하게 바쁜 일이 없어서 출발할 수 있었다.
무척 작은 공항인 대구공항은 티웨이 항공에서 거점 공항으로 주력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작은 공항에서 안가는 도시가 없을 정도로 활발한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구공항에서 블라디보스톡은 아침 일찍 7시 55분 비행기로 대구에서 출발한다.
현재 제주살이 중이어서 제주에서 첫비행기를 타고 대구에 가는 경우 지연이나 결항 될 수도 있어 전날 대구로 이동해서 요즘 핫한 대구의 맛집 투어를 다닐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다.
대구공항은 무척 작은 공항인데 공군공항인 K2의 일부공간과 활주를 사용하고 있어서 더 크게 확장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중국을 비롯 저가항공을 통해서 외국에 취항하는 도시가 꽤 많음에도 규모 면에서도 라오스 비엔티엔 공항정도 크기인 것 같다. 심지어 제주에서 대구에 도착 했을 때는 활주로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 할 정도였다. ^^;
2019년 5월 15일 나의 27번째 여행국가인 러시아와 블라디보스트톡 여행이 시작 됐다.
아침 일찍 대구 시내에 있는 숙소에서 일어나 이동 했는데 다행히 그전에 예고된 전국적인 버스파업은 일어나지 않아서 직통버스를 타고 동성로에서 대구공항까지 30분만에 올 수 있었다.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두번째 외국여행인데 두 여행 모두 티웨이 항공을 이용했다.
국내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비행거리는 2시간 30분 정도로 저가항공을 타고 이동 할 수 있는 아주 부담 없는 거리다.
러시아 국적기를 이용할 경우 북한영공을 지나서 30분 단축 된다고 하는데 좋은 분위기가 계속 되면 대한민국 국적기도 북한 영공을 통과 하게 될 것 같다.
2시간 30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 보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공항은 작지만 적어도 대구공항 보다는 크기가 컸다.
처음 가는 나라의 입국수속이어서 긴장 했는데 출입국신고서를 쓸 필요도 없이 그냥 통과 됐다.
러시아의 경우는 출입국 카드를 출입국심사관이 직접 작성해서 주는데 여권에 꽂아 주는 것은 출국할때 필요하므로 잘 보관해야 된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블라디 보스톡 공항에 들어서니 한국 사람들이 이미 많이 여행와서 그런지 일본처럼 이정표나 안내판에 한글로 된 것이 공항내에 꽤 많이 있었다.
비상금으로 100달러 지폐를 가지고 있어서 별도의 환전은 안하고 바로 중앙에 있는 ATM으로 이동을 해서 돈을 찾았다.
요즘은 대부분 나라에서 ATM으로 인출이 가능해서 바로 바로 찾아 쓰거나 큰 식당 이나 마트 같은 곳에서는 신용카드를 사용 했다.
ATM 기 바로 옆에 Bee line 통신사 부스가 있어서 여기서 400루불에 일주일 동안 데이터 무제한에 테더링이 된다고 해서 구입을 했는데 공항에서 점심을 먹으며 유심을 사용해 보니 테더링이 되지 않았다. ㅡ,.ㅡ;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비는 1,200~1,500루불인데 시간이 쫓기지 않아서 일단 여유 있게 점심부터 먹고 고민을 하기로 했다.
출국장을 등지고 공항 제일 왼쪽에 푸드코트가 있는데 여기서 자율 식당처럼 메뉴를 선택하면 메뉴에 따라 계산 하고 먹는 코너가 있었다.
사슬릭과 볶음밥, 만두 같은 것을 담았는데 음료까지 하니 1인당 700루불이 넘었다.
맛도 그냥 저냥이고 어차피 한끼 때우는 거면 바로 옆에 피자 코너에서 조각 피자를 먹는게 200~300 루블 정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촌 동새과 나는 각 각 폰이 2대씩이어서 공항 철도를 타러 가는 길에 본 MTC에서 다시 한번 선불유신카드를 물어 봤다.
MTC는 가격은 500루불로 Bee line 보다 100루불이 비쌌지만 사용기간이 2주에 테더링이 지원 되서 MTC 유심을 또 샀다.
데이터 통화품질은 거기서 거기 였지만 양쪽 유심은 다 사용해 본 결과 그래도 블라디보스톡 지역에서는 MTC 유심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출국장을 등지고 제일 오른쪽에 공항철도가 있어 시내까지 이동을 할 수가 있다.
공항에서 시내의 블라디보스톡 역까지는 일반객실(economy) 기준으로 250루불이다.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공항철도는 가장 싸고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인 반면에 일출부터 일몰 정도의 시간까지 시간도 불규칙 적으로 운행을 한다.
점심 무렵에는 12시 54분과 13시 15분에 기차가 있고 그 외 시간에는 텀이 길거나 불규칙적이다.
블라디보스톡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공항기차는 특별히 깨끗하지도 지저분하지도 않았다.
아니 한국의 기차 퀄리티를 생각하면 조금 지저분 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쓰레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가이드 책에서 기차의 왼쪽이 뷰가 좋다고 하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갈때는 오른쪽 창쪽, 시내에서 공항 들어올때는 왼쪽 창이 뷰가 좋다.
자리를 왼쪽에 잡아서 이렇다할 괜찮은 뷰는 보지 못했다. ㅠㅠ
중간에 항공기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수호이 전투기를 본 정도일까?
어느나라를 가도 비슷한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었다.
50분 만에 블라디보스톡 역에 도착해서 내려 보니 긴팔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도 추위가 느껴졌다.
5월 중순의 블라디보스톡은 막 봄이 시작할 무렵이어서 그런지 추워서 서둘러 바람막이를 꺼내서 입어야 했다.
블라디보스톡역에서 나와 본 첫인상은 낡은 차가 많고 매연이 심했다. ㅠㅠ
26개국을 여행한 국가에는 서유럽 국가 대부분이 포함 되었고 체코도 다녀왔는데 유럽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지만 뭔가 낯선 느낌도 든다.
많은 여행자들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꿈을 꾸는데 그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점이 바로 이곳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여행을 하고 싶다.
블라디보스톡역 맞은편에는 레닌동상이 있다.
체재가 바뀌면서 많이 철거도 되었다고 하는데 남아 있는 레닌동산은 구체제의 상징으로 관광명소로 활용 되는 것 같다.
블라디보스톡역에서 아르바트 거리까지 이어지는 구시가지 도로는 유럽풍 건축물들이 있어서 유럽에 온 기분을 낼 수 있다.
확실히 2시간만에 한국에서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는 블라디보스톡 뿐이다.
박물관 전시물 광고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한글이 있다.
발해 관련된 내용으로 박물관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체코 프라하를 여행 했을 때는 길거리에 반려견의 개똥을 치우라고 비닐봉투를 제공하는 곳이 있었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도 개똥이 많이 문제가 되는지 개똥금지 표지판이 있다. ^^;
숙소는 아르바트 거리에서 멀지 않았다.
농담삼아 홈플러스가 같다고 말했던 건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예약한 숙소가 있었다.
블라디보스톡에 잡은 숙소는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용으로 쓰는 트윈베드룸이었는데 매일 청소와 시트도 갈아 주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만 빼면 괜찮았다.
영어가 잘 통화지는 않았지만 번역기를 돌려가며 최대한 응대를 해주려고 했고 5박 6일 동안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아직 오후 2시 정도여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먼저 선택한 곳은 독수리전망대였다.
구글맵상으로 도보 30분 정도의 거리여서 약간 추운거 빼고 날씨도 좋아서 걸어 간 것인데 문제는 구글맵의 안내가 엉망이었다.
독수리전망대 근처 공원이 공사중이어서 구글맵 경로가 엉망이었다.
근처에 러시아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봤는데 무뚝뚝한 것과 다르게 다들 최대한 알려주려고 노력은 한다.
문제는 제대로 정확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ㅡ.,ㅡ;
어찌어찌 공사중인 우회도로를 한참 돌아서 독수리전망대에 도착 했는데 항구쪽에서 오거나 푸니쿨라쪽에서 오면 그나마 덜 헤맬수 있다. 푸니쿨라에서 내려서 길건너 조금 더 걸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푸니쿨라는 비추다.
좀 헤매긴 했지만 결국 독수리전망대에 도착은 했다.
전망대 위로 러시아 정교의 성인들 동상인거 같은데 그 앞으로는 많은 사랑의 자물쇠가 달려 있다.
어딜가도 많은 사람들.....
그 시간에 독수리전망대에 있던 사람들은 거의 한국사람들 뿐이었다. ㅠㅠ
미세먼지인가? 안개인가 하면서 풍경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점점 도시가 구름 속에 갖힌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처음 도착 했을때는 멀리 루스키 대교의 상단 부분이 구름 위에 보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구름속에 아예 갖혀 버렸다.
일몰까지 기다렸다가 야경을 보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날씨가 너무 빨리 안개와 구름속에 갖히고 있어 의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독수리 전망대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서 시간 때우기도 애매해서 그냥 내려 와야 했다.
독수리전망대에서 내려와서 아르바트 거리쪽으로 다시 걷는데 금각교가 빠른 속도로 구름속에 갇히시 시작 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고 금각교에서 차가 막히는 걸 보고 "와 이래서 러시아워라고 하나?" 라는 아재 개그도 하며 계속 아르바트거리로 걸었다. ㅡ,.ㅡ;
독수리전망대에서는 확 트인 전망으로 블라디보스톡 시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작을 꺼라 생각 했던 블라디보스톡은 주변을 포함해서 꽤 큰 도시였다.
대충 알아보니 인구 650만명에 러시아에서 6번째로 큰 도시 중 하나라고 한다.
첫날 일정은 거의 독수리전망대가 전부 였다.
나중에 날씨 좋은 날 다시 찾아서 야경을 볼 계획을 했는데 우리가 있는 동안 계속 눈과 비, 안개, 등 블라디보스톡의 날씨를 다 경험 할 수 있었다. ㅡ,.ㅡ;
계속 날씨가 안좋아서 독수리전망대는 첫날에 보지 못했으면 기회도 없었다. ㅠㅠ
여행 내내 날씨가 안좋아서 아쉬움이 남지만 내 인생의 27번째 국가인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